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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남성적인 밀리터리 스타일이 한없이 여성스러운 면과 만나 예상치 못한 드라마를 안겼다. 올가을 ‘소프트 밀리터리’ 트렌드를 이끈 미우치아 프라다 얘기다. 역사 속 여성들이 겪은 많은 사건을 돌아보며 그들이 느낀 감정을 탐구했다는 그녀는 전쟁에서 밀리터리 룩을 캐치해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행했던 밀리터리 스타일에서 끌어온 각지고 단순한 실루엣과 여기에 반해 등장한 잘록한 모래시계 실루엣을 탐험한 결과, 드레스 속에 숨겨져 있던 코르셋을 두툼한 외투 밖으로 꺼내 입는 방식의 과감한 해석을 더한 것. 그 결과 커다란 더블 포켓이 달린 장교풍 모직 코트와 레이스업 코르셋, 화려한 자카드 드레스, 아가일 패턴 타이츠와 세일러 모자가 이룬 뜻밖의 하모니가 가능했다. 아닌 게 아니라, 남성성과 여성성의 극적인 충돌이 빚어낸 이 생경한 아름다움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프라다와 미우미우를 비롯해 이번 시즌 많은 디자이너들 역시 밀리터리 무드를 런웨이에 끌어들였다. 특히 버버리와 발렌티노, 니나 리치는 롱 앤 린 실루엣의 가녀린 시폰 드레스나 보헤미안 드레스 등을 정교하게 재단한 오버사이즈 피코트나 골드 버튼 케이프 등에 스타일링 하면서 세련되고 실용적인 우아함을 지닌 밀리터리 룩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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