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한 화이트 셔츠에 디테일을 약간 더하면 기대 이상의 스타일이 탄생하죠.”

디자이너 킴 엘러리(Kym Ellery)의 말처럼 올봄 다양한 실루엣과 로맨틱한 디테일, 스트라이프 프린트 등 각기 개성을 담은 요소를 추가해 쿨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디자이너들이 눈에 띈다.

프로방스의 낭만을 감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로 아방가르드한 실루엣의 셔츠를 줄줄이 선보인 자크뮈스의 영민함이 올봄 빛을 발했다. 클래식한 화이트 셔츠 소매에 올록볼록한 볼륨을 더해 위트를 주거나 가녀린 어깨를 훤히 드러낸 오프숄더 스타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 선택은 탁월했다.

포츠1961의 셔츠 활용법 역시 돋보였다. 언뜻 보면 오버사이즈 핏의 스트라이프 패턴 셔츠지만, 소매와 허리에 버튼을 달아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게 만든 것. 소매를 밖으로 빼 케이프처럼 연출할 수 있는 건 물론 박시한 핏이 지루해지면 버튼을 조절해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실루엣으로 변형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몬세의 디자이너 듀오는 ‘effortless chic’라는 키워드를 구현하는 퍼즐 조각으로 셔츠를 적극 활용했다. “셔츠 하나만으로 훌륭한 이브닝 룩을 연출할 수 있어요. 단 독특한 ‘장식(embellishment)’을 더해야 하죠.” 그 결과 포플린 셔츠의 한쪽 소매만 팝콘처럼 부풀리거나 한 단어로 명명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컷아웃을 시도하는 등 몬세 특유의 위트로 무장한 셔츠들이 출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밖에 블랙 시스루 셔츠의 어깨 바로 아래에 봉긋하게 부풀린 벌룬 소매로 포인트를 준 생로랑, 큼직한 러플 하나로 독특한 분위기를 낸 오프-화이트, 서로 다른 길이의 소매로 파격적인 실험을 한 발렌시아가 등 쇼 곳곳에 구매욕을 부추기는 셔츠들이 넘쳐났다. 과한 디테일과 실험적인 실루엣이 영 부담스럽다면 린다 톨(Linda Tol)처럼 블랙 니트 터틀넥을 레이어드하거나 편안한 진으로 스타일의 긴장감을 빼보는 것도 좋다. 요는, 잘 고른 셔츠 하나로 퍼펙트한 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