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인 디자이너의 등용문인 IWP(International Woolmark Prize) 아시아 지역 대회 우승자가 된 소감은? 평소 잘 쓰지 않는 패브릭인 울을 주제로 한 컬렉션이라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과물이 다행히 만족스럽다. 고심 끝에 완성한 컬렉션으로 수상하게 되어 더 기쁘다.
이번 IWP를 위해 제작한 컬렉션을 소개한다면? 울마크 프라이즈 컬렉션은 80% 이상 울을 소재로 제작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젊은 소비자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선명한 컬러와 위트 있는 디테일이 돋보이는 울 소재의 옷을 만들려고 했다.
메리노 울을 소재로 하는 만큼 막연히 차분한 느낌을 생각했는데, 비비드한 컬러와 위트 있는 디테일에서 카이(KYE)만의 아이덴티티가 묻어난다. 이번 컬렉션에서도 기존 카이 컬렉션에서 선보인 실루엣과 디테일을 찾을 수 있다. 풍선껌을 연상시키는 핑크 울, 울 저지 등을 소재로 택했다. 울이 내추럴한 소재이다 보니 기성품은 그레이, 블랙 등 뉴트럴 컬러가 대부분이다. 울 소재의 옷은 자칫 올드해 보인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게 만드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대담한 색채와 와일드한 프린지, 화학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워싱을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카이는 해외시장에서도 이미 인지도를 어느 정도 쌓았고 화려한 수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카이의 저력이 무엇인가? 식상한 대답일 수 있지만 카이 팀은 늘 최선을 다한다. 작년에 론칭한 카이의 세컨드 브랜드 아이아이(EYEYE)도 마찬가지다. 마치 아이를 키우듯 한시도 소홀히 하지 않고 매 순간 브랜드의 모든 부분을 신경 쓴다. 긴장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
카이의 컬렉션을 발표하는 외에도 세컨드 브랜드 아이아이나 IWP를 준비하는 등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 균형을 잃지 않는 계한희만의 방법이 있다면? 즐기는 게 나만의 방법이다. 나는 일을 해야 행복한 사람이다. 그래서 디자인이나 스케치를 하거나, 이번 IWP 같은 대회를 준비하는 건 일이라고 느끼지 않을 정도로 늘 재미있게 작업한다.
내년에 열리는 파이널 대회도 기대된다. 이를 위한 특별한 계획이 있나? 대회 때 심사 위원들이 해준 평을 반영해 부담스러운 쇼피스가 아닌 웨어러블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