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NEW CELINE

이번 시즌 가장 큰 기대를 모은 쇼는 단연 셀린느가 아닐까? 엄청난 규모의 컬렉션장이 셀러브리티와 프레스로 빈자리 없이 가득 찼고, 뒤이어 북을 치는 군악대와 함께 마른 몸의 모델들이 런웨이에 등장했다. 골드와 블랙, 시퀸과 비즈, 보디콘셔스 실루엣과 볼륨 슬리브 등의 디테일로 완성된 쇼피스를 두고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모던함의 정수를 보여주었던 과거의 셀린느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거나, 패션 월드의 슈퍼스타 에디 슬리먼이 지극히 ‘에디스럽게’ 풀어낸 새로운 셀린느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거나!

FASHION MEETS ART

특별한 장치 없이 담백하게 진행된 지난 시즌과 달리, 새 시즌 파리에서 펼쳐진 몇몇 컬렉션은 예술 공연 무대를 방불케 했다. 디올은 은은한 조명 아래 현대무용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구찌 쇼에서는 객석에 앉아 있던 제인 버킨이 쇼 도중 일어나 ‘Baby Alone in Babylone’ 을 부르는 서프라이즈 공연이 열렸으며, 르메르는 스닉스 밴드를 섭외해 감각적인 음악을 더한 것. 각각의 공연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테마와 잘 어우러져 쇼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BONJOUR, GUCCI

구찌는 새 시즌 프랑스에서 받은 영감과 프랑스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파리에서 컬렉션을 진행했고, 프랑스 음악 예술의 터전으로 자리 잡은 테아트르 르 팔라스를 쇼장으로 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연극의 형태인 ‘모순 극장’을 테마로 한 새 시즌의 극적인 쇼피스와 그로테스크한 비디오아트, 웅장하고 역사 깊은 장소가 어우러진 구찌의 쇼는 늘 그렇듯 압도적이었다.

HOT SPACE

테마에 맞게 공들여 꾸민 쇼 스페이스는 룩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벽면을 바다 사진으로 채우고 모래사장과 밀려오는 파도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샤넬과 브랜드 심벌 형태의 거대한 조형물에 불을 지른(!) 릭 오웬스, 트로카데로 광장에 수반 무대를 설치한 생 로랑의 쇼가 대표적인 예. 특히 에펠탑의 불빛과 튀어 오르는 물방울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더한 생 로랑의 쇼는 더없이 아름다웠다.

CELEBRITIES IN PARIS

각 브랜드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스타들과의 만남 역시 컬렉션 기간에 놓쳐선 안 될 관전 포인트 중 하나. 이번 시즌에는 배두나, 공효진, 신민아, 정려원, 씨엘, 블랙핑크 제니, 엑소 카이가 각각 루이 비통과 디올, 로저 비비에, 지방시, 생 로랑, 셀린느, 샤넬, 구찌의 쇼와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를 방문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구찌 쇼장 앞을 가득 메운 채 한글 플래카드를 들고 카이의 이름을 연호하던 팬들의 모습은 파리의 인상적인 기억 중 하나로 남았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