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에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전개하는 브랜드 ‘수잔 알렉산드라(Susan Alexandra)’에 대해 간략히 소개 한다면? 엉뚱하고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웠다. 로맨틱, 유머러스, 달콤한 캔디 컬러, 1990년대에 유행한 오일릴리풍 내추럴 패턴, 수박 맛 사탕, 힙합 등 서로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단어들을 조합해보면 비로소 내 컬렉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수잔 알렉산드라 백을 드는 고객들의 스타일은 참 다양하다. 우리가 만드는 백이 포멀한 팬츠 수트, 이브닝드레스, 캐주얼한 진 팬츠 등 어떤 차림에나 한 끗 차이를 더해주는 백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시, 소설, 미술품 등 다양한 예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당신에게 이런 발칙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지 궁금하다. 프리다 칼로.
프리다 칼로가 자주 쓰던 색채는 물론이고 작품 속에 숨겨 놓은 이야기까지 전부 흥미롭다. 그녀의 자화상에서도 독특한 캐릭터가 묻어나지 않는가. 헬렌 프랑켄탈러(Helen Frankenthaler), 레오노라 캐링턴(Leonora Carrington), 막스 에른스트(Max Ernst) 등 파인 아트 작가들과 퍼포먼스 아티스트 마리 앤드루(Mari Andrew),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동생 재니 콘(Janie Korn)의 작품도 사랑한다.
브랜드를 론칭한 계기가 궁금하다. 패션은 내가 어릴 때부터 가장 사랑하는 예술 분야 중 하나였다. 패션지를 볼 때마다 시골에 있는 집에서 유명 패션 하우스로 순간 이동하는 듯한 판타지를 경험했으니까.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한 후 뉴욕의 오프닝 세레모니에 취직 했는데, 얼마 못 가 내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원하는 힙한 스타일과 내가 사랑하는 무드가 완전히 달랐다. 그 후 2014년에 핸드메이드 비즈 주얼리 라인을 론칭했고, 자연스레 비즈로 만든 백을 출시했다.
유리, 비즈, 청동 등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다. 귀여운 할머니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묘하게 아이 같은 느낌이 나 참 좋다. 고맙다. 수잔 알렉산드라의 가방은 오래된 빈티지 스토어나 유명한 장난감 가게인 토이저러스 선반에 진열돼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햇살이 비추는 각도에 따라 반짝이는 빛과 투명한 텍스처가 볼 때마다 너무 예쁘다. 그 귀한 구슬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엮어 만드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리는데, 완성되는 순간순간 희열을 느낀다.
어떤 가방이 가장 인기가 많나? 어머니의 이름을 딴 ‘리틀 메리(Little Merry)’ 백. 알록달록한 비즈로 멀티 스트라이프 패턴을 만든 가방인데, 지지 하디드가 들면서 유명 해졌다.
액세서리 이외에 당신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가 있다면? 사실, 요즘 일에 시달려 좀 지쳐 있다. 여가 시간에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해 여성 장인 그룹과 손잡고 쿠션, 러그 등 한정판 에디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업이 너무 좋아 만드는 족족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한다. 난 ‘예쁘다고 느끼는 모든 것’을 보고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소소하게 이런 작업을 하며 수잔 알렉산드라라는 레이블을 재미있게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내가 행복해야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