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BIRTHDAY PARTY

뉴욕의 빅 쇼는 늘 랄프 로렌 차지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시즌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성대했다. 70 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패션쇼를, 그것도 뉴욕에서 선보인 롱샴도 마찬가지. 랄프 로렌은 센트럴파크 베데스다 분수 광장에서 컬렉션과 디너파티를 진행했고, 롱샴은 새로 세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쇼를 펼치며 화제를 모았다. 랄프 로렌은 쇼장을 찾은 게스트 규모도 압도적이었는데 힐러리 클린턴, 오프라 윈프리, 카니예 웨스트, 피어스 브로스넌 등 2백여 명의 유명 게스트에게 1백 벌이 넘는 룩을 선보였다. 마무리는 촉촉한 눈으로 피날레 무대에 오른 디자이너 랄프 로렌, 그리고 끊이지 않은 기립 박수. 더없이 감동적인 컬렉션이었다.

WOMEN BY RIHANNA

올봄, 출시 당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리한나의 속옷 브랜드 ‘새비지(SAVAGE)’가 뉴욕 패션위크 기간에 쇼를 진행했다. 벨라와 지지 하디드를 모델로 내세우긴 했지만 그들 외에 다양한 사이즈, 인종의 여성들이 등장한 프레젠테이션은 그 자체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시대 모든 여성을 위한 속옷(게다가 누가 봐도 예쁜), 진정 여성을 위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이날, 리한나가 보여줬다.

OH! MARC

마크 제이콥스의 초대장에는 늘 ‘promptly(지체 없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런 그의 컬렉션이 2시간가량 늦어졌다. 게스트는 물론 다음 쇼에 참석해야 하는 모델도 일부 퇴장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옷이 늦게 도착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확인된 사실은 없다. 아름다운 컬렉션이 모든 걸 보상해줬지만, 다음 시즌엔 다시 ‘지체 없는’ 마크로 돌아오길.

UNIQUE LOCATION

초청장을 받고 여기서 컬렉션을 하는 게 가능한가 싶었던 장소가 유난히 많았던 뉴욕 패션위크. 파이어 모스는 흑인 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위해 뉴욕의 첫 흑인 자유 공동체였던 위크스빌 전승 박물관으로 향했다. 웨스 고든은 자신의 첫 캐롤리나 헤레라 컬렉션을 선보일 장소로 뉴욕 역사박물관을, 울라 존슨은 현재 뉴욕시 기념건축물보존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윌리엄스버그 상호저축은행에서 컬렉션을 선보였다. 앞서 말한 랄프 로렌의 쇼장, 센트럴파크의 베데스다 분수 광장도 설명이 필요 없는 뉴욕의 랜드마크다.

RAINY NY

패션위크가 열린 7일 중 5일 동안 비가 온 뉴욕. 그 덕분에 스트리트 스타일은 우산으로 완성됐고, 한 학교 옥상에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던 3.1 필립 림은 결국 손님들에게 우비와 우산을 나눠줬다. 모델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비닐 우비에 우산을 쓰고 컬렉션을 감상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는데, 그의 컬렉션은 이상하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와 완벽하게 잘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