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CHERON 부쉐론 BOUCHERON 부쉐론

이번 컬렉션의 테마가 ‘홀로그래픽’이다. 신기루 같은 홀로그래픽을 주제로 하이 주얼리 형태로 정교하게 구현하기 위해 가장 신경 쓴 요소는 무엇이었나? 혁신 기술인 ‘코팅’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R&D 부문에 심혈을 기울였다. 2019년 초 이노베이션팀에 이 특별한 기술에 관해 얘기했고, 다행히 생고뱅(Saint-Gobain)이라는 프랑스의 유서 깊은 기업을 발견했다. 생고뱅은 공항의 이착륙장에 사용하는 코팅 유리와 렌즈를 생산해온 기업으로 부쉐론 같은 주얼리업체와 협업한 적이 없었지만, 활주로에 사용하는 조각을 보고 이들의 능력에 매료됐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들의 홀로그래픽 코팅 기술을 어떻게 주얼리에 적용했는지 궁금하다. 홀로그래픽 코팅은 주로 고온에서 티타늄과 산화은을 분사한다. 부쉐론의 주얼리에 10겹 이상 코팅을 입혀 각각 고유한 색을 발현하도록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코팅을 입히는 횟수, 순서, 두께에 따라 미묘하게 색이 달라지는 것이 신기했다. 예를 들어 록 크리스털에 코팅을 하면 투명 홀로그래픽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세라믹에 코팅하면 비교적 불투명한 홀로그래픽 효과가 드러난다. 생고뱅 역시 이런 소재에 작업하는 과정을 매우 흥미로워했다.

 

BOUCHERON 부쉐론 클레어 슈완

클레어 슈완

BOUCHERON 부쉐론

BOUCHERON 부쉐론

어떻게 깨지기 쉬운 세라믹으로 견고한 주얼리를 만들었나? 부쉐론에서는 콰트로 주얼리 컬렉션에서 세라믹을 사용한 경험이 있지만, 하이 주얼리에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R&D팀과 함께 한 테스트에서 흰색 래커를 입힌 골드가 특수 코팅에 필요한 고온을 견디지 못해 세라믹에 적용한 것이다. 홀로그래픽 코팅제를 분사할 수 있을 만큼 세라믹 표면이 반짝이게 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교한 폴리싱 과정을 거쳐야 했다. 게다가 세라믹은 골드보다 5~6배 더 단단하기 때문에 폴리싱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수많은 테스트 끝에 성공했다.

아티스트 올라퍼 엘리아손과 건축가 루이스 바라간의 빛과 색에서 영감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나? 부쉐론의 CEO 엘렌 풀리-뒤켄(Hélène Poulit-Duquesne)과 함께 런던에서 열린 올라퍼 엘리아손의 전시회 <In Real Life>를 관람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서로 충돌하는 빛과 색 사이에서 왠지 모를 행복감이 솟았는데, 이런 벅찬 느낌을 주얼리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 멕시코에서 본 루이스 바라간의 작품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가 디자인한 집 중 한 곳에 방문했을 때도 그의 창의성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올로그라피크’ 컬렉션에 영감을 준 특정 작품을 고를 수는 없지만 이들이 사물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깊은 울림을 받았다.

평소 예술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요즘 눈여겨보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인가? 나와 고헤이의 ‘픽셀(PixCell)’ 시리즈. 특히 4만여 개의 유리구슬로 뒤덮인 박제 사슴(PixCell-Deer)을 본 순간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소재가 있다면 무엇인가? 록 크리스털과 다이아몬드가 한데 어우러졌을 때 뿜어져 나오는 순수한 느낌을 사랑한다.

부쉐론 아카이브 컬렉션 중 당신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라인은 무엇인가? 1879년에 제작한 프레데릭 부쉐론의 ‘퀘스천마크(Point d’Interrogation)’ 네크리스. 이는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메종 부쉐론의 고고한 철학이 완벽하게 함축되어 있다. 현대적인 디자인은 물론 잠금장치에서 완벽히 자유롭기 때문에 당대 여성들이 타인의 도움 없이 착용할 수 있었다. 특별하지 않은가! 지난해 1월 이 시그니처 아이콘을 나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올로그라피크 컬렉션을 의상에 어떻게 스타일링할지 궁금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이 주얼리는 개성을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다. 나는 주얼리를 진귀한 예술품으로 소장하기보다 직접 착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데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 특히, 올로그라피크 컬렉션은 빛에 따라 현란한 색채를 뿜어내 어떤 옷차림에도 잘 어울린다. 그래서 특정 스타일을 추천하긴 어렵다. 각자 취향에 맞는 옷차림에 올로그라피크 컬렉션 하나로 포인트를 주면 기대 이상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테니 시도해보기 바란다.

현재 기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살짝 공개해줄 수 있나? 2022년 1월에 론칭할 ‘이스뚜아 드 스타일(Histoire de Style)’ 하이 주얼리 컬렉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2022년과 2023년 7월에 선보일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 컬렉션 또한 준비 중이다. 메종 부쉐론의 기술력과 창의적인 디자인을 결합해 아름다운 컬렉션을 선보일 테니 기대해주기 바란다.

BOUCHERON 부쉐론 쥬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