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W with ‘K’  밀라노에서 보낸 어떤 하루는 K-컬처의 위상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길거리나 가게에서는 나에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고, 한국 식당에는 한국인보다 현지인이 많았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김밥을 먹으러 오는 현지인이 아주 많다고 한다. 또 에르마노 설비노 패션쇼에서는 K-뷰티 브랜드 디어달리아가 백스테이지를 점령하고 있었다. K-뷰티 메이크업을 받고 런웨이에 오른 모델들을 보며 한국 문화가 이제 세계의 트렌드가 되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팬데믹 이후 백스테이지를 처음 공개하기 시작한 밀라노 패션위크. 블루마린, 에르마노 설비노, MSGM 등 여러 브랜드에서 백스테이지를 공개하고, 모델들은 카메라 앞에서 즐겁게 포즈를 취했다. 정신없이 옷을 갈아입으며 메이크업을 받고, 쇼에 오르기 전까지 ‘#최종_진짜 최종_최종의 최종’으로 옷의 디테일을 수정하는 생생한 현장을 보며 오랜만에 활기가 도는 패션계를 경험할 수 있어 설레는 나날이었다. 특히 쇼가 시작되기 전, 기자들 앞에서 마치 춤을 추듯 포즈를 취하며 에너지를 전하고, 무대로 오르는 모습 모델들을 보며 힘찬 기운을 듬뿍 받았다.

 

출장 기간 중 딱 하루. 하늘이 도운 날씨에 포착한 밀라노의 아름다운 풍경!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중에 마주한 밀라노의 상징 두오모 성당,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 쇼핑몰, 스포르체스코성을 보며 아주 잠깐 여행자의 기분에 빠져들었다. 길을 걷다 문득 쳐다본 발치에 흩뿌려진 패션위크 오프닝 축제를 장식한 색종이 폭죽의 흔적도 참 예뻐 보였다.

 

 

밀라노에서 프리미엄 헤어 케어 브랜드 다비네스의 헤어 스파를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먼저 평소 헤어에 관한 고민과 생활 습관을 점검하는 질문에 답한 뒤, 헤어 전문가와 상담하며 어떤 프로그램을 받을지 결정하고 트리트먼트 관리에 들어갔다. 독립된 공간에서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꼼꼼하게 케어한 덕분에 출장으로 쌓인 피로를 조금은 덜 수 있었다. 밀라노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찾아가보길.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들른 밀라노 문화 박물관 MUDEC(Museo delle Culture di Milano). 때마침 <무지개: 신화와 예술과 과학 사이의 색과 경이로움(RAINBOW: Colori e meraviglie fra miti, arti e scienza)>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아주 잠깐이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건물 안에 무지갯빛 카펫이 드넓게 깔려 있어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 기분 좋게 전시를 즐겼다

 

 

soul food 취재에 쫓기며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생각나는 건 한국인의 소울 푸드, 라면! 일과를 마치고 한식당에 가서 한국인 사장님이 특제 육수에 끓여준 라면과 이탈리아 맥주 이크누사(Ichnusa)를 마주하니 하루를 따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