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끌레르 코리아가 서른한 살 생일을 맞아 월드와이드 패션 아이콘 & 레이블 31을 선정했다.
국경이라는 경계를 가뿐히 넘고, 한국에서 태어나 세계에서 성장하는 이들의 오늘과 내일을 목도하는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K-Fashion의 얼굴들.

11. 백지수

지난해 7월 파리 오트 쿠튀르 컬렉션으로 데뷔한 지수 백(JISOOBAIK)의 수장 백지수는 발렌시아가, 뮈글러, 생 로랑 등 굵직한 하우스 브랜드를 거쳐 자신만의 쿠튀르 레이블을 론칭했다. 1940년대에서 1970년대를 아우르는 오트 쿠튀르 실루엣에서 영감을 얻으며, 오트 쿠튀르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아름다움의 힘을 믿는다.

12.수민

디올, 프라다, 캘빈 클라인 쇼를 통해 파리, 밀라노, 뉴욕 패션위크에 익스클루시브 모델로 데뷔한 독보적 이력을 자랑한다. 동양적 이목구비와 서구적 골격이 어우러진 마스크도 인상적이지만, 런웨이에서의 워킹 실력이나 캠페인을 통해 뿜어내는 에너지 등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13. 수주

샤넬의 글로벌 앰배서더로도 잘 알려진 수주는 모델 커리어에 정점을 찍은 후 뮤지션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특히 2021-22 시즌 샤넬 공방 컬렉션에서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르며 아이콘으로서 스타성과 함께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렸다.

14. 신현지

아시아계 모델 최초로 샤넬 쇼의 클로징 무대를 장식하며 패션계를 넘어 대중에게도 존재감을 각인했다. 도화지처럼 깨끗한 얼굴과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로 패션, 뷰티, 워치, 주얼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와 작업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15. 앤더슨벨

론칭 10년 차를 맞은 지난해, 2024 S/S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스칸디나비아 문화에서 영감 받은 이국적 분위기 때문에 종종 외국 브랜드로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한국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도훈이 총괄하고 있다는 사실. 브랜드명의 앤더슨은 스웨덴의 흔한 성에서, 벨은 한국 사원의 종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이름처럼 두 문화를 균형 있게 섞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16. 우영미

MZ세대 남성들의 전폭적 사랑을 받는 솔리드 옴므(Solid Homme)와 2002년 설립한 브랜드 우영미(WOOYOUNGMI)를 이끌고 있다. 2011년에는 국내 디자이너 최초로 파리의상조합 정회원이 되어 당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던 한국 패션의 위상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패션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현재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한국 패션 디자이너 중 하나로 손꼽힌다.

17. 윤안

한국 이름보다는 ‘앰부시의 윤’으로 더 잘 알려진 윤안은 패션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한국인 중 한 명이다. 남편이자 공동 창립자인 래퍼 버벌(Verbal)과 함께 레이블 앰부시를 이끌어왔으며, 디올 맨의 주얼리 디자이너로도 활동했다. 루이 비통, 나이키, 사카이, 불가리 등 그와 협업한 브랜드만 열거해도 윤안이라는 이름이 지닌 저력과 의미를 체감할 수 있다.

18. 이혜미

대기업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은 후 지난 2015년 잉크(EENK)를 론칭했다. 작지만 저력 있는 개인 브랜드로 시작해 몇 번의 괄목할 국내 컬렉션과 현지에서 주목받은 세 번의 파리 컬렉션을 끝내고 대체 불가능한 레이블이 됐다. 굵직한 일은 담대하게, 보이지 않는 곳은 섬세하게 살피는 그의 성정은 장르를 넘나드는 디자인 감각과 함께 잉크의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19. 임동준

테크웨어에 뿌리를 두고 패턴을 자유롭게 해체하거나 소재와 컬러를 융합해 디자인 세계를 무한히 확장하는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AF)의 수장. 2021 LVMH 프라이즈의 세미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데 이어 휠라, 오프화이트 등 유수의 브랜드와 협업하며 해외에서도 본격적으로 인지도를 쌓는 중이다.

20. 임세아

디올 최초의 한국인 패턴 디자이너로 기록되었으며, 현재 생 로랑의 VIP 패턴 디자인 실장을 맡고 있다. 골든 글로브를 비롯해 다양한 시상식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드레스가 바로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