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TIME GARDENER 유럽 출장의 묘미 중 하나는 싼값에 싱싱한 꽃을 잔뜩 살 수 있다는 것. 도착한 날 꽃을 사 호텔 방에 놓아두면 패션위크가 끝날 때까지 화사하고 싱그러운 기운이 감돈다. 요즘 튤립에 빠진 터라 이날은 핑크색 튤립을 두 단 골랐다. 화병을 구하기 어려울 때는 호텔에서 빌려주는 샴페인 칠링용 아이스 버킷을 활용하는 것이 에디터만의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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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OF MUSIC 이번 시즌 런던 패션위크는 낭만적 선율로 가득했다. 전설적인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에게 받은 영감을 표현하기 위해 소프라노 나딘 벤저민(Nadine Benjamin)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준비한 에르뎀, 그리고 서정적 무드를 강조하며 리투아니아 피아니스트 카스파라스 미쿠지스(Kasparas Mikužis)의 연주를 더한 유돈 초이의 쇼 덕분. 에르뎀의 쇼는 웅장하기 그지없는 대영박물관에서, 유돈 초이의 쇼는 런던의 어느 소박한 문화센터에서 펼쳐져 그 규모와 분위기는 사뭇 달랐지만, 관객에게 테마와 더불어 아름다운 시간을 전하고 싶어 하는 마음만큼은 크기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모두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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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 NIGHT 버버리 쇼가 진행된 3월 19일 밤은 유독 밝았다. 하우스의 앰배서더 전지현과 손흥민, 그리고 <마리끌레르> 코리아 디지털 커버의 주인공인 특별 게스트 정유미를 향한 취재 열기와 플래시 세례가 밤늦도록 사그라들지 않았기 때문. 특히 손흥민 선수에게 쏟아진 현지 언론과 팬들의 환호성은 말로만 듣던 그의 인기를 체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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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E-CHELIN GUIDE 런던에서 대단한 미식을 기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테지만, 버러 마켓(Borough Market)만큼은 한번쯤 가볼 만하다. 내셔널 피시 앤 칩스 어워드에서 우승한 피시 키친(Fish! Kitchen)부터 손바닥만 한 하프 셸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리처드 하워드 오이스터(Richard Haward’s Oyster), 그리고 영국에서 가장 맛있는 원두를 쓰는 몬머스 커피 컴퍼니(Monmouth Coffee Company)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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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 때로는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무언가로부터 뜻밖의 패션 영감을 얻는다. 쇼가 끝난 후 근처의 포르토벨로 로드 마켓에서 찍은, 용도를 알 수 없는 이 그림 역시 언젠가 화보를 위한 레퍼런스로 꺼내 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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