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gital Sustainability Expo 2024

지난 6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의 트라야누스 시장에서 ‘Phygital Sustainability Expo 2024(PSE 2024)’가 열렸습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에 관한 다채로운 담론을 만나는 자리였는데요. 트라야누스 시장은 2세기경 고대 로마에서 시장이 열렸던 유적지로, 오늘날의 쇼핑몰 같은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먼 옛날의 흔적이 오늘과 만나는 곳에서,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패션을 얘기하는 프로그램이 펼쳐졌습니다. 100명의 연사가 사회, 경제, 이탈리아·EU·국제 정책 등 다양한 시각에서 패션과 지속 가능성에 관한 발표 및 대담 등을 진행했죠. 그중에서도 엑스포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두 세션을 더 자세히 소개합니다.
내레이션 패션쇼

엑스포 첫날인 4일 저녁에 열린 ‘내레이션 패션쇼(Narrated Fashion Show)’는 말 그대로 ‘내레이션이 있는 패션쇼’인데요. 다양한 스몰 브랜드가 참여했습니다. 모델이 런웨이를 걸어갈 때, 이들이 입고 있는 옷에 얽힌 이야기가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옵니다. 이 옷을 만들 때 탄소를 절감과 노동 윤리 등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브랜드와 디자이너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들려주죠. 생산 과정을 통틀어 얼마 만큼의 탄소가가 배출되었는지도 얘기합니다. 결과물만을 선보이는 런웨이를 넘어,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더 확실히 전달합니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 지속가능성 어워드


이탈리아 패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고 있는 이들을 위한 시상식, ‘메이드 인 이탈리아 지속가능성 어워드(Sustainable Made in Italy Award)’도 열렸습니다. 이탈리아 산업부가 총 다섯 부문을 시상했습니다.
먼저 탁월한 기술과 장인정신을 잇기 위한 노력으로 이탈리아 패션의 명성을 지속하고 있는 보테가 베네타 CEO 바톨로메로 론곤과 돌체앤가바나의 제너럴 디렉터 페델레 우사이가 각각 창의성 & 장인정신과 이탈리안 헤리티지상을 받았습니다.

아티저널 위즈덤상은 이탈리아 럭셔리 하우스 페라가모에 돌아갔는데요. 최근 페라가모는 이날 수상자로 나선 제임스 페라가모를 지속가능성 최고 책임자(Chief Transformation & Sustainability Officer, CSO)로 임명하는 등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엑스포와 이탈리아 산업부는 패션의 디지털 전환에도 주목했습니다. 이를 통해 생산 과정을 효율화하고, 보다 친환경적인 소재를 개발하는 등 지속 가능한 패션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죠. 디지털 패션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럭셔리 쇼핑 플랫폼, 육스 네타포르테 그룹의 창립자이자 현재 비영리단체 ‘서스테이너블 마켓 이니셔티브’의 패션 태스크포스장을 맡고 있는 페데리코 마르체티가 수상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역 기반의 섬유 브랜드, 소파인(SOFINE)의 단독이사 알리아이 벤추리 콰트리니가 젊은 여성 혁신가상을 받았습니다. 소파인은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최고의 재료로 만든 고품질 섬유를 럭셔리 브랜드와 소비자에게 공급하는데요. “아름다움은 지구로부터 온다”는 표어를 브랜드의 핵심 정신으로 삼아 모든 생산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합니다. 생물 다양성과 건강한 토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죠.
PSE 2025는 언제?
PSE는 올해로 5회째를 맞았는데요. 다음 해인 2025년 중반에도 제6회 PSE가 열릴 예정입니다. 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이탈리아에서 지속가능성에 관해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궁금하다면, 내년에도 PSE에 주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