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동시대적 주얼리로 자리매김한 부쉐론의 아이콘 콰트로(Quatre)가 20주년을 맞았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태도로 또 다른 20년을 그리는 콰트로의 오늘과 내일.
부쉐론이 콰트로를 처음으로 공개한 것은 2004년. 형태가 제각기 다른 링 4개를 겹친 듯한 이 모던하고 건축적인 디자인은 단숨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콰트로 앞에서는 성별도 관습도 중요하지 않았고, 누구나 자유롭게 레이어드하고 조합할 수 있었다. ‘힘과 보호’를 상징하는 콰트로는 명령보다는 이끌어내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영감을 주는 것을, 다른 이들을 짓누르기보다는 보호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뒤, 빠르게 부쉐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20여 년의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점점 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콰트로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이콘은 의도적으로 창조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완성되고 사람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그러한 자격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부쉐론의 CEO 엘렌 풀리-뒤켄(Hélène Poulit-Duquesne)은 메종의 아이코닉한 주얼리가 된 콰트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선 연기가 나지 않는 법이다. 콰트로는 탄생부터 아이콘이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태어난 주얼리이기 때문이다. 부쉐론은 4개의 상징적 아카이브 모티프를 선택해 한 층 한 층 메종의 역사를 쌓았다. 두 개의 링이 하나로 합쳐진 듯한 형태가 건축적인 ‘더블 고드롱(DoubleGodron)’부터 부쉐론의 고향 방돔 광장의 자갈길을 떠올리며만든 ‘클루 드 파리(Clou de Paris)’,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다이아몬드 밴드(The Ligne Diamants)’, 창립자 프레데릭 부쉐론(Frédéric Boucheron)이 포목상이던 아버지의 옷감에서 영감을 받은 ‘그로그랭(Grosgrain)’까지. 굴뚝 조립 방식에서 착안해 접착제 없이 수공으로 조립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아주 간결하고 명확하게, 하지만 세련된 형태와 방식으로 핵심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며 콰트로를 완성했다.
부쉐론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콰트로가 ‘자기 자신을 찾는 모험’ 그 자체이길 바라며 컬렉션을 진취적으로 확장했다. 링을 선보인 이후 브레이슬릿, 이어링, 이어 클립, 헤어 주얼리까지 영역을 넓히며 더 다채로운 컬렉션 구축에도 힘썼다. 2011년 화이트 에디션과 2012년의 블랙 에디션, 레디언트 에디션의 모노크롬 버전과 레드 및 블루 에디션, 모노크롬 화이트 골드와 화이트 하이세람Ⓡ(HyceramⓇ)을 결합한 더블 화이트 에디션을 선보이며 더 다양한 취향을 위해 컬러 팔레트도 확장했다. 여기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태도로 주얼리를 대하는 메종의 정신까지 더해졌다. 그 중심엔 귀중함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창의적인 주얼러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클레어 슈완(Claire Choisne)이 있다. 그는 2020년 데님을 소재로 사용한 콰트로를 선보이며 변주를 꾀했다. 하이 주얼리 반열에 오른 데님은 화이트 골드, 다이아몬드와 결합해 링과 커프 브레이슬릿으로 거듭났다. 또 유리 부품 제작에 탁월한 제작사 생고뱅(SaintGobain)과도 협력했다. 그는 콰트로를 더욱 영롱한 컬러로 만든 것, 이를 위해 기존의 틀을 깨는 신선하고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생고뱅의 기술을 활용해 세라믹 위로 수십 겹의 홀로그램 코팅을 더하고, 빛에 따라 다르게 반짝이도록 만들었다. 2022년에도 한 번 더 콰트로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산업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얻는 코팔리트Ⓡ(CofalitⓇ) 소재를 사용한 것이다. 코팔리트Ⓡ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재활용한 물질이라 하여 ‘최종 소재’라고 불린다. 폐기물로 만든 하이엔드 주얼리를 상상해본 적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클레어 슈완은 결국 이 대담한 조화를 이뤄내며 ‘의미 있는 주얼리’를 만들고자 하는 신념을 세상에 드러냈다. 골드보다 8배 더 가벼운 레진과 알루미늄을 사용한 ‘콰트로 알루미늄’도 있다. 알루미늄 클로는 제작 과정에서 실수하면 수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고난도 기술로 다이아몬드를 세팅해야 했다. 이 재치 있는 작품 뒤로 수많은 기술적 혁신을 녹여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메종은 귀중함을 재해석하는 이 모든 과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주얼리 메이킹의 진정한 위업을 달성했다. 이렇게 콰트로는 하우스가 한계를 뛰어넘는 모든 과정에 반드시 함께했다.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는 거침없는 시도로 ‘과거를 품고 미래를 향한다’는 슬로건을 행동으로 증명해왔다. 콰트로가 그 어떤 주얼리보다 가장 동시대적 주얼리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이유다.
2024년 스무 살을 맞이한 콰트로는 그간 이루어낸 놀라운 업적을 기리고 다음 20년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연다. 지난 2월 29일, 파리에 위치한 메종의 프라이빗 아파트먼트에서 열린 클럽 파티로 이 위대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이날 파티에는 한소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0주년을 위해 새롭게 선보인 볼드한 콰트로 초커를 하고서! 또 알렉사 청, 안야 루빅(AnjaRubik)등 모든 참석자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콰트로를 착용한 채 파티를 즐겼다. 이 파티를 통해 부쉐론이 꿈꾸는 ‘주얼리 파라다이스’를 다 함께 목도할 수 있었다. 안야 루빅은 20주년 캠페인을 위해 3백20개의 콰트로 링을 연결한 케이프를 착용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 캠페인은 파리와 서울, 도쿄, 상하이, 홍콩, 베이징, 두바이, 아부다비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하는 중이다. 서울은 파리, 상하이, 도쿄를 포함해 단 네 곳의 도시에서만 진행하는 팝업 부티크 도시로 선정됐다.
지난 5월 30일에는 20주년을 축하하는 팝업 부티크 오픈 파티를 성수동에서 열었고, 배우 한소희, NCT 마크, 모델 홍태준,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 등이 참석했다. 부티크에서는 데님으로 만든 ‘콰트로 진 링’, 레진과 알루미늄을 사용한 ‘푸이상스 콰트로 링’ 등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작품을 전시했다. 특히, 20주년을 위해 새롭게 선보인 ‘콰트로 클래식 에디션’의 일부도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 부쉐론은 이 ‘콰트로 클래식 에디션’을 통해 앞으로 맞을 20년을 준비한다는 다짐처럼 콰트로가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요소를 모두 담았다. 첫째는 링과 네크리스, 초커, 뱅글, 벨트, 이어링, 칼라 네크리스 등으로 다양한 착용 방식을 제안했다. 둘째는 더블 고드롱 라인에 스페사르타이트 가닛, 그로그랭 라인에는 옐로 사파이어를 장식해 더욱 화려하고 진귀하게 재해석한 것이다. 셋째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창의적인 시도를 더한 것이다. 1백 개 이상의 부품을 이어주는 연결 구조를 만들어 벨트나 네크리스로 조립하거나 링과 뱅글을 겹겹이 쌓은 칼라 네크리스를 만든 것. 이 네크리스는 약 50개의 콰트로 링을 둥글게 이어 조립했고, 네크리스뿐 아니라 뱅글로도 선보였다. 팝업 부티크를 떠나며 불현듯 20년 후 콰트로의 모습을 상상했다. 얼마나 재미있고 신선한 소재와 형태로 즐거움을 선사할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가장 현재적인 주얼리, 콰트로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미 ‘콰트로 클래식 에디션’은 자유로움과 개성, 다양성을 표현하고 싶은 콰트로의 페르소나를 위한 또 하나의 아이코닉 주얼리가 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