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플래그십 우먼즈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 여성복 론칭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7월로 예정된 파리 마레 지구 우먼즈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비롯해 컬렉션과 커머셜 피스 디자인, 최근 오픈한 전시 기획까지. 어떻게 하면 여성 컬렉션을 더 잘 선보일 수 있을지 계속 고민 중이다. 그리고 곧 열릴 컬렉션 준비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025 S/S 시즌 처음으로 여성복을 선보였다. 컬렉션 라인을 확장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송지오가 패션 하우스로 성장하기 위해 여성복은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항상 여성을 위한 컬렉션에 갈증을 느꼈다.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게 바로 올해인 것 같다.
이번 여성 컬렉션에 대해 소개해주기 바란다. 직접 작업한 유화나 아트워크를 바탕으로 했다. ‘Bright Star’라는 주제 아래,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빛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했다.
여성 컬렉션 캠페인 역시 사진가 조기석이 촬영했다. 꾸준히 협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와 어떻게 인연이 시작됐는지 궁금하다. 패션계에선 워낙 잘 알려진 사진가라 언젠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함께한 첫 시즌 캠페인 공개 당시, 해외에서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송지오는 국내에서 아방가르드한 패션에 속하는데, 그가 우리의 톤 앤 매너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진가라 생각한다. 그와 한 작업이 인상 깊어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파리 맨즈 패션위크에서 남성과 여성 룩을 함께 공개해왔다. 여성복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지금, 파리 우먼즈 쇼를 선보일 계획이 있나? 1년에 두 번 컬렉션을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 네 번은 못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여성복과 남성복을 한 컬렉션으로 선보이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최근에는 두 컬렉션을 분리할 생각 중이다.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컬렉션을 전개하고 있다. 두 도시의 매력은 어떻게 다른가? 파리에서는 컬렉션에만 집중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새
로운 시즌은 주로 파리에서 구상하는 편이다. 그 반면에 서울에는 홍보, 영업 등 여러 실무적인 일에 시간을 많이 쏟는 편이다.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플래그십 스토어인 ‘갤러리 느와’를 전시 공간으로도 활용하는 점이 독특하다. 새롭게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이니만큼 좀 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단순히 판매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하우스의 감도를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갤러리로 만들었다. 많은 고민 끝에 송지오가 가장 진정성 있게 할 수 있는 ‘아트’를 택했다.
‘송지오’는 브랜드의 설립자이자 아버지인 송지오, 그리고 CEO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브랜드를 이끄는 송재우 두 세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다.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나누고 있나? 디자이너 송지오 선생님은 예술적인 작업에, 나는 컬렉션이나 전반적인 회사 운영에 집중하긴 하지만, 큰 틀은 늘 함께 이야기하고 결정한다. 나도 그렇고 송 선생님도 그렇고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 말할 사람이 우리 둘뿐이다.(웃음)
두 역할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순간이 많을 것 같다. 디자인을 지휘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는 언제나 중심에 디자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로서는 함께 일하는 이들이 브랜드에 자부심을 느끼고,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둘 다 중요하지만, 하우스를 상징하는 아트에 집중하면 균형도 자연스럽게 잡히더라.
아버지에게 받은 가장 큰 영향은 무엇인가? 패션뿐 아니라 쇼에 사용할 세트 디자인, 음악, 스토리텔링 등 모든 요소를 함께 고민해온 덕분에 감각이나 스타일 면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무엇보다 송 선생님은 작은 디테일도 그냥 넘기지 않고, 모든 작업에 정성을 다하신다. 일관되고 섬세하게 일하는 태도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당신이 이끄는 ‘송지오’는 어떤 변화를 추구하나? 요즘 가장 집중하는 키워드는 ‘오리엔탈 퓨처리즘’이다. 기존에 송 선생님이 잘 닦아놓은 오리엔탈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더 미래적이고 동시대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방향성을 맞춰가는 중이다.
송지오는 컬렉션 라인을 확장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앞으로 브랜드를 어떻게 키워가고 싶은가?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브랜드를 더 확장하는 등 여러 목표가 있지만, 무엇보다 하우스의 본질인 아트를 어떻게 패션에 접목할 것인가를 고찰하고 있다. 송지오 하면 떠오르는 아트적인 룩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만들 계획이다.

플래그십 스토어 ‘갤러리 느와’에 전시한 드로잉 작품.
사진가 조기석과 작업한 2024 F/W 캠페인 이미지.
권오상 작가의 작품을 설치한 1층 내부.
모던한 디자인의 건축미가 돋보이는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