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트웨어 브랜드인 PH5가 설립한지 10년이 넘었어요.
PH5는 뉴욕을 기반으로 한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에요. 니트웨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죠. 2014년, PH5를 처음 창립하게 된 이유는 저의 어머니 덕분이에요. 니트웨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죠. 니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단지 겨울에 입는 포근한 스웨터의 역할을 뛰어넘어, 계절과 스타일에 구애 받지 않고 패셔너블한 제품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죠.
PH5는 독창적이고 새로운 니트웨어를 선보여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해요.
주로 자연과 글로벌 환경 문제에서 영감을 받아요. 매 시즌마다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디자인을 전개하죠. 이번 2025 S/S 시즌은 페루의 멸종 위기 종인 티티카카 호수 개구리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이런 요소들이 디자인 방향을 정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도구가 되어주죠.
컬렉션을 보며 파도에서 영감을 받은 물결 실루엣이 인상적이라고 느꼈어요.
PH5를 기억하시는 분들 중에는 브랜드 이름보다 먼저 ‘웨이브 드레스’를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아요.(웃음) 특정 디자인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이렇게 강하게 연결된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저희에게도 더 애정이 가는 디자인이죠.




찰스앤키스와의 첫 협업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콜라보레이션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이번 협업은 PH5가 처음으로 슈즈 분야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저희에게 의미가 더욱 커요.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두 브랜드가 창의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었죠. 그라데이션 효과는 PH5의 시그니처 디자인이기 때문에 꼭 담고 싶었는데, 슈즈 어퍼에 구현하는 과정이 꽤 복잡했어요. 여러 차례 샘플링을 거쳐야 했고요. 쉽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브랜드의 고유의 미학은 유지하면서도 슈즈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유의미한 경험이었어요.
두 브랜드의 서로 다른 아이덴티티를 하나의 컬렉션 안에서 녹여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두 브랜드의 정체성을 모두 살리는 게 중요했어요. PH5의 니트웨어 DNA를 슈즈 인솔과 핸드백 디테일에 니트 소재로 녹여냈고,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웨이브 라인을 전체 컬렉션에 통일감 있게 적용했어요. PH5만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찰스앤키스의 모던한 미학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조화를 맞췄다고 생각해요.
이번 협업 컬렉션을 대표하는 키워드를 하나만 꼽자면 무엇인가요?
‘Whimsical(기발하고 유쾌한)’이라는 단어요. PH5 특유의 상상력과 유쾌함을 그라데이션 웨이브 라인과 대담한 컬러를 통해 완벽하게 담아냈거든요.




이번 컬렉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템은 무엇이에요?
개인적으로 그라데이션 웨이브 슬립온 뮬을 정말 좋아해요. 신었을 때 너무 편하고, 나이, 성별,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신을 수 있는 아이템이에요. 2025 S/S 런웨이에도 등장했고, PH5 특유의 웨이브 디테일과 니트 인솔이 결합된 디자인이라 마음에 들어요.
PH5의 다음 챕터는 어떤 모습일까요?
브랜드는 늘 ‘혁신’과 ‘유희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있어요. 앞으로는 기술적인 접근을 더해 니트웨어의 가능성을 확장해보고 싶어요. 기존의 옷이라는 개념을 넘어 니트가 새로운 카테고리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죠.
마지막으로, 한국에서도 PH5를 더 자주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하게 되는데요. 혹시 한국 진출 혹은 국내 활동 계획이 있을까요?
한국에 꼭 다시 돌아오고 싶어요. 2년 전에 그레이하운드에 입점했었는데, 스타일리시한 한국 고객들과 교감했던 기억이 정말 인상 깊었거든요. 지금도 한국 시장 재진출을 위해 여러 방법을 검토하고 있고, 좋은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