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는 생각했다. 만약 고객에게 판매한 옷이 쓰임을 다한다면? 이 질문에서 시작한 브랜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후리스를 재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재활용의 범위를 후리스에서 전 제품으로 넓혀가기 시작했다. 이것이 ‘리유니클로(RE.UNIQLO)’ 이니셔티브의 시작이다.

도쿄 외곽에 위치한 아리아케 본사로, 아리아케 프로젝트의 핵심이자 심장.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은 패션 비즈니스를 통해 전 세계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2030 지속가능성 목표와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목표는 총 3가지. 첫 번째는 환경 이니셔티브로, 2030년까지 자사 운영 시설의 에너지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GHG) 배출량을 2019년 대비 90% 삭감할 예정이다. 제품의 생산과 관련된 서플라이 체인에서도 20%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매장과 주요 사무실의 전력은 2030년까지 100%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바꾸고, 원재료의 50%를 리사이클 소재 및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소재로 전환하는 것도 감행한다.

두 번째는 공급망 투명성을 높이고 추적성을 높이는 것. 고객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제공하기 위해 건강과 안전, 인권이 보호되는 근무 환경 구축에 앞장설 예정이다. 또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동식물 원자재 조달 방침을 고수한다. 세 번째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 목표다. 2025년까지 사회 활동에 대한 투자를 최대 100억 엔(한화 약 950억원)으로 확대한다.

패스트리테일링에 속한 유니클로 또한 이 목표에 동참한다. 그 일환인 ‘리유니클로’ 이니셔티브 활동 중 나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것은 리사이클 다운 재킷. 작년 국내에서는 화이트마운티어링과 협업한 리사이클 다운 재킷 컬렉션이 출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렇다면 리사이클 다운 재킷은 어떤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 걸까?

유니클로와 오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섬유 기업 ‘도레이(TORAY)’

유니클로의 모든 리사이클 다운 재킷은 브랜드의 파트너사인 도레이 공장에서 제작된다. 교토 외곽에 있는 도레이 공장 중 한 곳인데, 일본 전역에서 기부받은 다운재킷은 모두 이 공장으로 모인다.

도레이는 약 2년간의 개발 과정을 통해 2019년, 기존 수작업으로 다운을 분리하던 공정을 전자동 시스템으로 바꿨다. 다운 제품 속 다운과 깃털을 의류 섬유와 분류하여 포장까지 전자동으로 이뤄지는 세계 최초의 ‘깃털 분리 장치 기술’을 개발해 도입한 것. 이를 통해 기존 제품 속 다운을 90% 이상 추출해 리사이클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기술은 도레이의 소속 엔지니어 나오키 오카(Naoki OKA)가 개발했다. 나오키 오카는 전자동으로 바꾸며 직원들의 업무 환경도 나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실험실에서 울트라 라이트 다운을 입고 기후 환경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섬유 회사인 도레이는 우리가 잘 아는 유니클로의 히트텍, 에어리즘, 울트라 라이트 다운 등의 기능성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리사이클 다운을 추출하는 공장에는 이러한 기능성 의류를 개발하기 위한 특별한 기후 환경 실험실도 갖추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 UN 파빌리온 부스에서 유니클로와 함께 진행한 행사.

유니클로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활동을 살펴보기 위한 마지막 여정은 오사카 엑스포. 2025 오사카 엑스포는 ‘우리의 삶을 위한 미래 사회 설계(Designing Future Society for Our Lives)’라는 주제로 열렸다. 오사카 엑스포의 UN 파빌리온 부스에서는 유니클로와의 협력 관계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2025 엑스포 내의 UN 파빌리온 부스 스태프 유니폼은 모두 유니클로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유엔난민기구와 함께했던 여러 활동들을 확인할 수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년간 유엔난민기구와 파트너십을 맺고, 2007년부터 의류를 기부해 왔다. 현재는 긴급 구호, 교육 및 생계와 같은 장기적 이니셔티브까지 폭넓은 지원 사업을 통해 난민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부터 총 46명의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진행하는 ‘PEACE FOR ALL’ 자선 티셔츠 프로젝트 또한 세계 난민을 돕는 프로젝트의 일환. 지난 6월 20일에는 이곳에서 유니클로 ‘PEACE FOR ALL’ 자선 티셔츠 프로젝트 3주년을 기념해 패널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니클로가 지원하는 난민 영화제에 대한 토크 세션도 이뤄졌다.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명확한 답을 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과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은 명징하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하나부터가 중요하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진 옷과 물건을 오래 쓰고, 고쳐 다시 쓰고, 새로 재활용하기를 독려하는 유니클로와 함께 지속가능한 실천을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