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패션협회(British Fashion Council, BFC)가 ‘패션 어워즈 2025(The Fashion Awards 2025)’의 공식 후보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패션 어워즈 2025의 후보는 미디어와 리테일 업계의 주요 인사 19인으로 구성된 투표단의 심사를 거쳐 선정되었습니다. ‘올해의 디자이너(Designer of the Year)’부터 ‘영국 여성복 디자이너(British Womenswear Designer of the Year)’, ‘영국 남성복 디자이너(British Menswear Designer of the Year)’, 그리고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인물을 기리는 ‘뱅가드 상(Vanguard Award)’ 부문까지 총 네 개의 핵심 부문 후보가 우선적으로 공개되었죠.


매년 가장 주목받는 부문인 ‘올해의 디자이너’ 후보에는 디올과 JW 앤더슨을 동시에 이끄는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 미우미우를 젊고 대담하게 재해석한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 디젤과 메종 마르지엘라 양쪽에서 혁신을 이어가는 글렌 마틴스(Glenn Martens), 그리고 독창적인 미학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온 릭 오웬스(Rick Owens), 마틴 로즈(Martine Rose), 윌리 차바리아(Willy Chavarria) 등 그야말로 패션계의 현재를 이끄는 인물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중 조나단 앤더슨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올해의 디자이너’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마틴 로즈 역시 2023년 ‘영국 남성복 디자이너’ 부문 수상 경력을 지닌 디자이너죠.


‘올해의 영국 여성복 디자이너’ 부문에는 작년 수상자인 시몬 로샤(Simone Rocha)가 다시 한번 후보에 올라 변함없는 저력을 입증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지방시를 새롭게 이끌어가고 있는 사라 버튼(Sarah Burton), 감각적인 구조미와 여성성의 경계를 실험해 온 노울스의 샬롯 노울스(Charlotte Knowles)와 알렉상드르 아르세노(Alexandre Arsenault) 듀오, 그리고 초포바 로위나의 엠마 초포바(Emma Chopova)와 로라 로위나(Laura Lowena-Irons), 에르뎀의 에르뎀 모랄리오글루(Erdem Moralioglu)가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더불어 ‘올해의 영국 남성복 디자이너’ 후보에는 이 부문에서 세 차례 수상 경력을 가진 크레이그 그린(Craig Green), 키코 코스타디노브(Kiko Kostadinov), 웨일즈 보너의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Grace Wales Bonner) 등이 후보로 올랐습니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뱅가드 상’은 영국 패션의 다음 물결을 이끌어갈 디자이너를 기리는 부문으로 기존의 ‘뉴 이스타블리시먼트(New Establishment)’ 여성복 부문과 남성복 부문을 하나로 통합해 보다 유연한 시각에서 창작자들의 흐름을 조망하는데요. 초대 후보로는 아론 에쉬(Aaron Esh), 딜라라 핀디코글루(Dilara Findikoglu), 페벤(Feben), 톨루 코커(Tolu Coker) 등이 선정되었으며, 스티브 오 스미스(Steve O Smith)와 토리셰주 두미(Torishéju Dumi)는 최근 파리에서 열린 LVMH 프라이즈(LVMH Prize)에서 각각 칼 라거펠트 상과 사부아 페어 상을 수상하며 이미 국제적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들이죠.

한편, ‘공로상(Outstanding Achievement Award)’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상은 패션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과 창의성을 지속적으로 발휘하며 오랜 시간 동안 업계를 새롭게 정의해 온 인물에게 주어지는데요. 쿠치넬리는 ‘지속 가능한 럭셔리’라는 철학 아래 윤리적 경영과 고유의 미학을 실현하며 패션이 나아갈 미래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아직 후보군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Style Moment of the Year Award presented by Pandora’가 작년의 ‘Pandora Leader of Change’ 상에서 리브랜딩되어 신설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죠. 또한 매해 의미 있는 목소리를 조명해 온 ‘Trailblazer Award’, ‘Isabella Blow Award for Fashion Creator’, 그리고 ‘Special Recognition Award’ 등의 부문 역시 앞으로 순차적으로 후보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로라 위어(Laura Weir)가 영국패션협회의 신임 CEO로 부임한 이후 처음 맞이하는 시상식이기도 한데요. 그만큼 업계 안팎의 기대와 관심이 더욱 고조되는 가운데 새로운 흐름과 시대정신을 함께 담아낼 ‘패션 어워즈 2025’는 오는 12월 1일,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개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