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Ugg)와 사카이(Sacai)가 다시 만났습니다. 무려 6년 만의 재회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어그와 일본의 컨템포러리 하우스 사카이가 두 번째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컬렉션은 지난 1월, 파리 패션 위크 사카이 2025 A/W 런웨이에서 먼저 베일을 벗으며 큰 기대를 모았는데요. 해당 시즌의 테마는 모리스 센댁(Maurice Sendak)의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Where the Wild Things Are)>에서 영감받은 와일드 텍스처. 퍼와 시어링 볼륨이 핵심이었던 만큼 어그와의 협업은 단연 눈에 띄었죠.
이번 컬렉션은 사이 하이 부츠(Thigh-high Boots), 클래식 로퍼, 하이커 부츠, 총 세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됐습니다. 사카이의 디자이너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치토세 아베(Chitose Abe)는 브랜드의 핵심 철학인 ‘컷 앤 페이스트 하이브리드’를 어그 특유의 따스한 감성과 접목해, 우아하면서도 실험적인 스테이트먼트 슈즈를 완성했는데요. 실루엣의 과장을 통해 어그의 고유한 감성을 새롭게 해석하며 사카이 특유의 조형미를 드러냈죠.




사이 하이 부츠는 메인 컬러인 블랙과 체스트넛, 두 가지로 출시되는데요. 부드러운 스웨이드와 고급스러운 시어링 등 어그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소재로 완성되었으며, 백 버클 디테일을 활용해 전체를 잠근 슬림한 실루엣부터 양피 라이닝을 드러내며 접어 신는 연출까지 다채로운 스타일링이 가능하죠. 사카이 특유의 입는 방식과 움직임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트랜스포머형 디자인, 그리고 버클과 스냅을 활용한 구조적 장치들이 어그의 감성 위에 정교하게 얹혔습니다. 로퍼와 하이커 부츠 역시 블랙과 체스트넛, 두 가지 컬러로 구성되었습니다. 로퍼는 동일한 스웨이드와 시어링 소재를 사용해 볼륨감 있는 청키 실루엣을 완성했고, 하이커 부츠는 마운틴 부츠 특유의 구조 위에 시어링 텅과 러기드한 레이스 디테일을 더해 텍스처와 볼륨을 극대화했죠.
이번 캠페인은 패션과 자연, 두 상반된 세계의 충돌에서 출발하는데요. 설원과 날것의 암석 지형 위로 펼쳐진 런웨이에는 사카이 2025 F/W 컬렉션의 풀 착장을 입은 모델들이 등장하고, 그 발끝을 협업 슈즈가 채우며 거칠고도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두 브랜드의 첫 만남은 6년 전, 파리 남성 패션 위크 사카이 2018 F/W 런웨이에서 이루어졌는데요. 당시 선보였던 협업 부츠는 어그의 클래식 라인을 사카이식으로 재해석한 니트 커프 일체형 디자인이었죠. 스트라이프 니트가 삽입된 커프 디테일은 마치 양말을 레이어드한 듯한 착시를 줬고, 부츠와 하나로 연결된 하이브리드 설계를 통해 사카이 특유의 질감 대비와 어그의 시어링 소재가 조화를 이뤘습니다. 클래식한 이미지로 여겨졌던 어그가 사카이의 새로운 감각을 입어 다시금 트렌디한 브랜드로 주목받기도 했죠.
더욱 흥미로운 디테일을 품고 돌아온 어그와 사카이의 협업 컬렉션은 오는 24일 정식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이 특별한 조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