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특별한 한정판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의류 라인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의 크리에이터 50인이 참여해 각자의 세계관을 담은 독창적인 아이템을 선보였는데요. 수익금은 모두 비영리단체 ‘여성 지구 연합’에 기부될 예정입니다. 한정판으로 공개된 아이템 중 주목할 만한 제품을 소개합니다.


감성적인 영상미로 사랑받는 영화감독 루카 구아다니노는 이번 협업에서 자신의 반려견 ‘로지’를 모티브로 한 스웨터를 선보였습니다. 반려견의 사진을 자카르로 처리해 담은 이 스웨터는 뉴트럴한 카멜 컬러의 캐시미어·울 혼방 버전과 그레이 멜란지 울 버전, 두 가지로 출시되었습니다. 그의 영화처럼 따뜻하고도 깊은 서사를 품은 옷이죠. 한편, 루도빅 드 생 세르넨은 의자를 통해 그만의 관능적 세계를 구현했습니다. 가죽 시트를 크롬 도금 프레임에 매달아 완성한 이 작품은 가구를 넘어선 조형 예술 그 자체네요. 도발적이면서도 절제된 긴장감을 담은 그의 미학이 살아 있습니다.


사진 예술의 혁신가 닉 나이트는 카메라 렌즈를 반투명 유리 화병으로 새롭게 풀어냈습니다. 물결무늬 유리가 빛을 통과하며 왜곡을 만들어내는 이 화병은 마치 꽃이 물속에서 춤추는 듯한 착시를 선사하는데요. 꽃을 담는 행위 자체를 추상적 예술로 승화시킨 셈이죠. 한편, 나르시소 로드리게즈는 자신의 2003 S/S 컬렉션 명작을 현대적으로 재현했습니다. 미니멀리즘의 대명사답게 은은한 새틴 광택과 단단한 울 소재의 조화로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원피스를 완성했습니다. 시대가 흘러도 변치 않는 디자인의 힘을 증명하는 아이템이네요.


아티스트 로살리아는 데이베드를 디자인했습니다. 푹신한 쿠션감과 유기적인 곡선이 어우러진 형태로 단독 사용은 물론 모듈형 구조로 확장 가능한 실용적인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음악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그의 세계관이 가구로 표현된 셈이죠. 반면,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는 ‘뷰티 트리오 백’을 선보였습니다. 특수 코팅된 코튼 소재에 구조적 실루엣을 더해 완성된 이 가방은 휴대용 거울부터 팔레트, 펜슬까지 완벽하게 수납할 수 있는 칸막이 설계가 특징입니다. 기능과 아름다움의 완벽한 균형을 이뤘죠.


발렌시아가의 수장이자 급진적 낭만주의자로 불리는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이번 협업에서 뜻밖의 아이템을 선보였습니다. 바로 서핑보드인데요. 스페인의 보드 제작사 ‘푸카스’와 협업해 완성한 이 작품은 기능적으로 완벽한 스포츠 장비이자 동시에 예술적인 오브제입니다. 핑크 컬러와 새틴 마감으로 표현된 완벽한 미학을 선사할 테죠. 마지막으로, 조각, 회화, 텍스타일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아티스트 스털링 루비는 어머니의 유품에서 영감을 얻은 세라믹 테이블웨어 6종 세트를 공개했습니다.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형태, 직접 만든 듯한 질감 속에는 개인적 기억과 예술적 감성이 절묘하게 녹아 있습니다. 일상의 테이블이 예술의 무대가 되는 순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