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Brunello, il Visionario Garbato POSTER

2025년 12월 4일, <시네마 천국>의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가 로마 치네치타(Cinecittà) 스튜디오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었습니다. 새롭게 완공된 테아트로 22(Teatro 22)에서 열린 이번 월드 프리미어는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장면처럼 느껴질 정도로 영화 같은 순간들로 가득했는데요. 또,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가 전설적인 작품을 남겼던 이곳에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철학이 담긴 영화가 첫선을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깊은 울림이 전해졌습니다.

영화는 쿠치넬리의 유년기인 농촌 시절부터 솔로메오 마을을 재건한 현재까지, 그의 삶을 이루는 결정적인 순간들을 따라갑니다. 그러나 단순한 전기적 서술식이 아닌, 아카이브 영상과 인터뷰, 그리고 실제와 상상의 장면을 교차시키는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했죠. 토르나토레 감독은 이 작품을 “다큐멘터리도, 극영화도, 광고도 아닌 대담하고 실험적인 직조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영화는 한 사람의 삶을 기록하는 동시에, 삶과 철학이 우아한 장면 속에서 재해석된 한편의 영화 같은 구조를 형성했고요.

이번 영화의 음악은 〈인생은 아름다워〉의 음악 감독 니콜라 피오바니(Nicola Piovani)가 맡아 작품의 정서를 완성했습니다. 시인적 감성을 가진 감독과 디자이너, 그리고 음악가—세 사람의 감각이 만난 이 영화는 한 편의 긴 산문시처럼 느껴지기까지 하죠.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로마라는 도시에 품어온 애정도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역사와 예술, 와해되지 않는 시간의 층위를 품은 로마는 그의 인문학적 세계관과도 맞닿아 있는데요. 시사회 이후 치네치타의 고대 로마 세트장에서 이어진 행사를 통해 관객들이 마치 오래된 시대 속을 유유히 걷는 듯한 감각을 선사하며 영화의 분위기를 스크린 밖으로 확장시켰습니다.

Brunello Cucinelli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이 작품을 “끈기와 열정의 이야기를 담은 선물”이라 표현하며, 모든 젊은 세대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합니다. 스스로가 지켜온 휴머니즘과 장인정신, 그리고 ‘아름다움의 꿈’을 두려움 없이 펼치라는 메시지가 영화 곳곳을 흐르고 있기 때문이죠. 현실과 이상, 전통과 미래가 공명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결국 한 사람의 삶을 넘어 ‘어떻게 아름답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건넵니다.

한편 이번 월드 프리미어에는 배우 신세경과 박진영을 비롯한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이 참석해 로마의 밤을 더욱 눈부시게 했습니다. 신세경은 유려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화이트 드레스로, 박진영은 정교한 테일러링을 갖춘 벨벳 턱시도로 브랜드의 장인정신을 우아하게 드러내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죠. 영화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는 12월 9일 이탈리아 개봉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상하이와 중동 지역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