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놀라 코어(Granola Core)‘라는 단어, 혹시 시리얼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맞습니다. 곡물과 견과류를 섞어 만든 그 그래놀라처럼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이들의 패션을 일컫는 신조어인데요. 몇 해 전 유행했던 고프코어가 기능성과 테크니컬한 면을 강조했다면 그래놀라 코어는 그보다 훨씬 부드럽고 낭만적인 무드를 담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숲으로 캠핑을 떠나거나 가벼운 하이킹을 즐길 것 같은 여유로움이 핵심이죠. 흙을 닮은 얼스 톤, 포근한 플리스 재킷, 낡은 듯 편안한 체크 셔츠, 그리고 포근한 비니 등이 대표적인 아이템입니다. 억지로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과 도심 속에서도 잃지 않는 숲속의 감성. 그래놀라 코어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그래놀라 코어의 인간화, 슬기

@hi_sseulgi
@hi_sseulgi

아이돌 중에서 그래놀라 코어를 가장 완벽하게 그리고 일상적으로 소화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레드벨벳의 슬기입니다. 그의 사복 패션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한 번쯤 따라 해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데요. 최근 수원 행궁동 나들이에서 보여준 룩이 그 정석입니다. 그는 몽글몽글한 질감이 돋보이는 그레이 컬러의 하이넥 플리스에 클래식한 체크 패턴 바지를 매치해 따뜻하면서도 빈티지한 무드를 살렸습니다. 여기에 투박하면서도 귀여운 어그 부츠로 마무리해 추위도 이기고 스타일 포인트까지 놓치지 않았죠. 편안해 보이지만 결코 촌스럽지 않은 핏과 컬러 매치, 슬기의 SNS는 그래놀라 코어 입문자들에게 최고의 스타일링 교과서가 되어줍니다.

그래놀라 코어도 고급스럽게, 미우미우

@miumiu

미우미우가 2025 F/W 런웨이에 플리스와 아노락 등 그래놀라 코어의 핵심 아이템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후리는 동네 마실용이라는 편견을 깼습니다. 런웨이 위 모델들은 등산복을 입고도 충분히 우아하고 시크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교한 핏으로 재해석된 그래놀라 코어는 럭셔리하기까지 했습니다. 미우미우는 스포티한 아우터에 여성스러운 스커트나 포멀한 아이템을 믹스 매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그래놀라 코어 스타일을 제시했죠. 격식 있는 자리나 중요한 모임에서도 그래놀라 코어의 편안한 무드를 잃고 싶지 않다면 미우미우가 제안하는 룩을 참고해 보세요. 

지드래곤이 쏘아 올린 공, 빈티지 파타고니아 열풍

@8lo8lo8lowme

그래놀라 코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결정적 사건이 지드래곤의 공항 패션입니다. 그가 무심하게 툭 걸친 파타고니아 플리스 한 벌은 수많은 사람을 다시 아웃도어 매장으로 이끌었는데요. 하지만 진정한 패션 고수들은 신상품이 아닌 빈티지 마켓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매 시즌마다 전혀 다른 컬러 배합과 패턴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죠. 지금은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90년대 특유의 레트로한 컬러 조합이나 독특한 기하학적 패턴의 레어템을 디깅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남들과 똑같은 패션이 싫다면 빈티지 숍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아보세요. 세월의 흔적이 더해져 더욱 멋스럽고 힙한 나만의 그래놀라 룩이 완성될 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