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오웬스와 유르겐 텔러는 왜 입을 맞췄을까?
릭 오웬스(Rick Owens)와 몽클레르(Moncler)가 2026 S/S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두 브랜드의 협업은 이미 하나의 독립된 세계관으로 인식될 만큼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정립했는데요. 이번 시즌 역시 몽클레르의 기능적인 미학과 릭 오웬스 특유의 전위적인 미학이 돋보이는 룩을 선보였습니다.






2026 S/S 컬렉션의 핵심은 브루탈리즘(Brutalist)과 목가적(Bucolic)을 결합한 ‘브루콜릭(Brucolic)’에서 출발합니다. 이번 룩은 베를린 브루탈리즘 건축에서 비롯된 거친 구조미와 목가적인 자연의 녹지가 충돌하는 지점을 탐색하며,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흐리는 실루엣으로 이어지는데요. 킬트 형태의 쇼츠, 비대칭 스커트, 과장된 숄더 라인과 크롭 실루엣으로 이루어진 룩은 가볍고 유연한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릭 오웬스 특유의 과감한 조형성은 그대로 유지했죠. 컬러 팔레트는 블랙과 더스트 톤, 빈티지 올리브와 같은 색감과 함께 강렬한 레드 컬러가 포인트로 작용합니다. 거기에 브루탈리즘 건축의 콘크리트 파사드를 연상시키는 ‘지오카모(Geocamo)’ 퀼팅과 자수 디테일을 더해 릭 오웬스의 대표적인 모티프를 더했죠.






이번 컬렉션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캠페인입니다. 유르겐 텔러(Juergen Teller)가 촬영한 캠페인 비주얼은 패션 이미지보다는 관계와 감정에 초점을 맞춰져 있는데요. 릭 오웬스와 미셸 라미(Michèle Lamy), 그리고 유르겐 텔러와 그의 아내 도빌레 드리자이트(Dovile Drizyte)가 직접 등장해 사랑과 친밀함, 즉각적인 감정의 순간을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포착했죠. 캠페인은 기술적인 완성도와 극적인 실루엣 뒤에 놓인 인간적인 에너지를 입맞춤을 통해 과감하게 드러내며, 컬렉션의 감정적 차원을 강화했습니다.

몽클레르와 릭 오웬스의 만남은 2013년 첫 캡슐 컬렉션을 시작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후 두 브랜드는 꾸준히 기능성과 실험성의 균형을 재정의하며 협업의 전형적인 틀을 넘어서는 시너지를 만들어 왔는데요. 몽클레르에게 릭 오웬스는 아웃도어의 틀을 넘어 패션으로 확장시키는 촉매였고, 릭 오웬스는 자신의 급진적인 실루엣을 현실의 옷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되었죠. 2026 S/S 컬렉션은 과시적인 실험보다는 정제된 조형과 감정의 밀도를 통해 두 브랜드가 축적해온 미학이 어느 지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의 가장자리를 위한, 가볍고 실용적인 유니폼. 젠더 뉴트럴 실루엣과 과장된 볼륨이 한데 어우러진 이번 컬렉션은 웹사이트와 일부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