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그룹이 ‘2026 LVMH 프라이즈‘ 세미 파이널리스트 20팀을 발표했습니다.

©LVMH Pr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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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400여 팀이 지원한 가운데, 총 17개국에서 20개의 브랜드와 디자이너가 올해의 세미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습니다. 특히 LVMH 프라이즈 출범 이래 처음으로 조지아, 케냐, 태국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더욱 의미 있는 해가 됐죠.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LVMH 프라이즈(LVMH Prize)’는 전 세계 유망한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글로벌 패션 프로그램입니다. 지원 자격은 만 18세부터 40세까지의 디자이너로, 기성복 컬렉션을 최소 두 시즌 이상 선보인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수상자에게는 총 40만 유로의 상금과 함께 LVMH 그룹 내 다양한 브랜드의 전문가들로부터 제공되는 1:1 멘토링이 지원되는데요. 이를 통해 브랜드 구축, 유통 전략, 커뮤니케이션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립니다. 자크뮈스, 웨일스 보너, 듀란 랜팅크 등 현재 패션 신을 이끄는 디자이너들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유망 디자이너의 발굴과 성장을 이끄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LVMH 프라이즈는 자연스럽게 ‘신예 인큐베이터’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죠.

세미 파이널 무대는 전 세계 20팀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종의 쇼케이스이자 파이널리스트 8팀을 가려내는 중요한 관문입니다. 올해는 내달 4일부터 5일까지 파리 사마리텐에서 열리며 각 팀은 현장에서 직접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80명 이상의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각 팀의 컬렉션을 평가해 파이널에 진출할 최종 8팀을 선정하죠. 이와 함께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투표도 마련돼 있으며 오는 3월 4일부터 8일까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될 예정입니다.

올해 파이널리스트 중에는 문화적 뿌리와 전통을 동시대적으로 풀어내는 디자이너들이 특히 눈에 띄는데요. 인스티튜션(INSTITUTION)은 조지아 출신 디자이너 갈립 카사노프(Galib Gassanoff)가 이끄는 밀라노 기반 브랜드로, 아제르바이잔의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자연 소재를 사용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협업하며 사회적 가치를 넓히려는 시도 역시 브랜드의 중요한 축인데요. 이러한 방향성은 2026 잘란도 비저너리 어워드(Zalando Visionary Award) 수상으로도 이어졌죠.

잘란도 비저너리 어워드의 전년도 수상자인 아이아미시고(IAMISIGO)는 나이지리아 출신 디자이너 부부 오기시(Bubu Ogisi)가 이끄는 브랜드입니다. 아프리카 각지의 유산이 담긴 텍스타일과 전통 공예 기법을 동시대적으로 엮어내며 문화와 정체성을 직조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 왔죠. 아이아미시고는 실제로 대륙 곳곳의 장인들과 협업하고 나무껍질을 활용해 패브릭을 제작하는 등 소재와 생산 과정 자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독창적인 방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다른 결을 보여주는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콜린 앨런(Colleen Allen)은 전통적인 복식을 바탕으로 한 여성복 디자인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키워왔습니다. 빅토리안 실루엣과 레이스, 강렬한 색감 등 과거의 조형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감각이 특징이죠. 지난해에는 CFDA 패션 어워드 ‘Google Shopping American Emerging Designer of the Year’ 부문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디자이너 신야 코즈카(Shinya Kozuka)가 이끄는 신야코즈카(SHINYAKOZUKA)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는 지난 1월 피렌체에서 열린 피티 워모(Pitti Uomo) 109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초청되며 국제 무대에서도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는데요. 표현과 개성, 정의된 형태와 현대적 유동성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탐색하며 워크웨어의 실용성과 핸드 페인팅, 일본 전통 유니폼 등 서로 다른 미감들을 하나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공존시키는 것이 특징. 지금 가장 감각적인 시선을 제시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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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VMH 프라이즈의 영예는 일본 디자이너 소시 오츠키(Soshi Otsuki)가 이끄는 동명의 브랜드 소시오츠키에게 돌아갔습니다. 과연 올해는 어떤 신예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까요? 전 세계 패션계의 이목이 또 한 번 새로운 이름을 향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