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는 언제나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비추는 일을 선택해왔습니다.” 프레드 사무엘(Fred Samuel)이 스스로를 ‘모던 주얼러 크리에이터’라 부르던 순간부터 프레드의 역사는 헤리티지를 끊임없이 다시 해석하며 동시대적 주얼리를 탄생시켜왔다. 파리 방돔 광장의 권위 대신 도시의 숨결이 흐르는 거리에 부티크를 오픈한 결정처럼, 메종은 늘 삶이 움직이는 자리에서 하이 주얼리를 새롭게 정의해왔다. 빛과 컬러, 환희와 위트라는 키워드 아래 빛을 머금은 보석, 자유와 강인함을 말하는 디자인, 그리고 시대마다 새로운 창작자와 공명하는 아이콘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더욱 또렷해진다. 90주년을 맞은 오늘, 프레드는 시간을 초월하는 법을 말하면서도 누구보다 현재에 살아 있는 하우스로 존재한다. 선샤인 주얼러라는 이름 아래 이어지는 이 철학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함없이 빛난다.

Vale’rie Samuel
FRED Artistic Director

MC 1936년, 프레드 사무엘이 메종을 창립하던 순간은 하이 주얼리 역사에서 어떤 전환점이라고 정의하나요?
Vale’rie Samuel ‘모던 주얼러 크리에이터(Modern Jeweler Creator)’. 고작 28세 젊은 나이에 프레드를 창립한 프레드 사무엘은 메종을 설립하며 첫 명함에 이렇게 새겼습니다. 독창적 선구안과 기존 관습에 도전하는 대담성을 가진 그는 스스로에게 모던 주얼러 크리에이터라는 명칭을 부여하며 자신만의 비전을 분명히 했죠. 귀족적이고 전통적인 주얼리 하우스들이 모인 방돔 광장이 아닌 파리의 보편적 일상을 느낄 수 있는 파리 루 로얄 6번가에 첫 부티크를 오픈한 것도 그 비전과 일맥상통합니다. 프레드는 아름다운 양식진주 컬렉션으로 파리지앵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빠르게 명성을 얻었고, ‘FRED’라는 브랜드명도 창립자의 성을 쓰는 대신 보다 친숙한 이름을 따 지었죠. 그는 진정성 있는 주얼리를 만들고 싶어 했어요. 아름다운 광채가 깃들어 있으며 그 자체로 행복의 상징이 되길 바랐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je-ne-sais-quoi)’를 불어넣길 바랐어요. 진정성 있는 주얼리를 선보이고 싶어 했죠. 그 이후 90년 동안 빛과 컬러에 대한 열정으로 변주해온 대담한 크리에이션으로 이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프레드는 그의 고유한 정신을 이어받아 현재까지도 ‘선샤인 주얼러’라는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죠.
MC 지난 90년의 역사 속에서 메종의 방향을 결정적으로 바꾼 가장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하나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VS 지난 90년 동안 수많은 역사적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단 하나만을 꼽기는 어렵습니다. 프레드는 언제나 프레드 사무엘의 낙천주의와 운명에 대한 믿음에서 영감을 받왔기 때문이죠. 1966년 메종의 상징인 포스텐 브레이슬릿의 탄생부터 1977년 1백 캐럿이 넘는 경이롭고 찬란한 옐로 다이아몬드인 솔레이 도르의 인수, 그리고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영화 <귀여운 여인>의 주인공 ‘비비안’이 목에 걸었던 프레드 프리티 우먼 목걸이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순간들은 다른 여러 사건과 더불어 메종의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죠. 그는 늘 역경 속에서도 기회를 발견했고, 그 철학은 메종에 강인함과 대담함, 삶의 환희를 심어주었죠.
MC 프레드의 역사에는 하우스의 정신을 상징하는 ‘보석’들이 존재합니다. 그중 가장 상징적인 피스는 무엇인가요?
VS 가장 상징적인 보석은 솔레이 도르입니다. 1977년, 태양의 빛을 그대로 담은 듯한 1백 캐럿이 넘는 옐로 다이아몬드와 운명적으로 만났어요. 그 경이로운 순간은 가장 찬란한 주얼리를 원한 프레드 사무엘의 비전과 완벽히 맞닿아 있었죠. 이를 통해 프레드는 1백 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다루는 극소수 하이 주얼러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 전설적인 스톤은 2025년 ‘솔레이 도르 선라이즈’ 컬렉션 같은 헤리티지 피스로 세상에 공개되며 메종의 창조적 에너지원으로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탄생시키고 있습니다.
MC 하나의 아이코닉 라인이 세대를 넘어 계속 사랑받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본질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아이코닉한 라인이 동시대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VS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중심에 흐르는 정신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가치를 투영하고 시대를 수용하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강인함’을 상징하는 포스텐은 이를 완벽히 보여주죠. 1966년 요트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세일링 케이블과 골드를 결합한 이 라인은 자유와 강인함을 상징하며 일대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하이 주얼리에서는 상상하기 힘들던 스틸 케이블과 옐로 골드 리벳을 결합해 어마어마한 반향을 불러왔죠. 2007년에는 교체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해 수천 가지 조합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최근의 프레드 히어로 컷 역시 혁신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36개의 커팅 면이 찬란하게 빛나는 돛과 방패를 연상시키죠. 오직 프레드 메종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보적 커팅 방식입니다. 포스텐 라이즈도 마찬가지죠. 본질은 변하지 않되 아이콘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아이코닉 컬렉션에 새로운 활력과 현대적 비전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MC 프레드는 아카이브를 단순히 보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이를 끊임없이 현재형으로 해석합니다. 과거의 디자인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결정적 기준은 무엇인가요?
VS 기쁨을 주는가, 낙천적 에너지를 담고 있는가, 동시대적인가. 이것이 기준입니다. 현재에 충실한 주얼리를 완성하고자 하는 노력은 오히려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을 완성시켰습니다. 프레드 사무엘이 물려준 유산처럼 말이죠. 시간을 초월하는 활기차고 대담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골몰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1989년 등장한 프레디 컬렉션이 이를 잘 보여주죠. 연인, 화가, 피겨스케이터, 야구 선수 같은 캐릭터들로 구성된 이 위트 있는 피규어들은 메종을 대표하는 앰배서더가 되었습니다. 장 폴 구드(JeanPaul Goude)나 토모 코이즈미(Tomo Koizumi) 등 다양한 창작자들과 협업하며 재해석하고 있죠. 이는 과거의 디자인이 현재와 공명할 때 얼마나 강력한 생명력을 갖는지 보여줍니다.
MC 과거 ‘대단히 실험적이고 대담하다’고 여겨졌으나, 오늘날에는 프레드의 정체성이나 정신, 그리고 이를 대변하는 주얼리가 있을까요?
VS ‘다재다능함(Versatility)’입니다. 1966년 출시한 스틸 소재의 세일링 케이블과 고귀한 골드를 결합한 ‘포스텐(Force 10)’은 전통적인 하이 주얼리의 관습에서 벗어나 소재의 경계를 허문 대담한 시도였습니다. 스포티한 미학과 젠더리스한 디자인은 ‘변주할 수 있는 럭셔리’에 대한 프레드의 깊고 확고한 신념을 보여주죠. 이렇게 다재다능한 주얼리를 만들어내는 개척 정신은 메종 전체로 확장되었어요. 인터체인저블 카보숑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빵 드 쉬크르 컬렉션은 물론이고, 네크리스에서 브로치나 브레이슬릿으로 변형 가능하도록 정교하게 제작한 하이 주얼리 피스들이 등장하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적인 다재다능함을 갖춘 디자인을 향한 프레드의 끊임없는 헌신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MC 지난 90년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프레드만의 장인정신 혹은 제작 태도 중 오늘날 가장 강하게 계승되고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VS 오늘날 메종에 가장 깊이 뿌리내린 유산을 꼽는다면 단연 빛을 다루는 숙련도와 보석을 향한 깊은 애정입니다. 빛과 색채에 대한 프레드 사무엘의 생생한 기억에서 비롯된 이 감각은 지금도 메종의 모든 창작의 출발점이 되죠. 메종은 폴리싱과 세공을 통해 골드가 품을 수 있는 다양한 표정을 끌어내고, 유색 보석이 지닌 스펙트럼을 극대화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자연이 선사한 광채를 존중하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보석을 ‘빛을 머금은 저장고’로 바라본 창립자의 시선은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이어집니다. 스리랑카 사파이어, 콜롬비아 에메랄드, 모잠비크 루비 등 최상급 원석의 아름다움을 기리는 1936 컬렉션부터 색채의 환희를 펼쳐 보이는 빵 드 쉬크르에 이르기까지 프레드는 언제나 빛을 통해 낙천주의를 말해왔습니다. 그 덕분에 모든 피스는 시간을 지나서도 변치 않는 광채를 발합니다.
MC 90주년을 맞은 지금, 프레드는 스스로를 어떤 시간대에 서 있는 하우스라고 정의하고 있나요?
VS 프레드의 창조물은 언제나 현재형입니다. 프레드 사무엘은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누구보다 감각적으로 받아들인 인물이었고, 그 태도는 메종의 유산으로 남았습니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 프레드는 지금 이 순간을 포착하면서도 시간과 세월을 초월해 살아 숨 쉬는 주얼리의 미학을 만들어갑니다.
MC 앞으로 쌓아나갈 프레드 역사에서 지금 이 시기가 어떤 챕터로 기록되길 바라나요?
VS 2026년 프레드는 창립 9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는 끊임없는 혁신과 창조적 대담함, 빛과 삶의 환희, 그리고 유색 보석에 대한 사랑이 축적된 시간입니다. 그와 동시에 프레드 특유의 위트와 자유로운 정신이 더욱 또렷해진 순간이기도 하죠. 훗날 이 시기가 메종의 찬란한 헤리티지를 기리는 동시에 미래를 향한 비전이 단단히 자리 잡은 또
하나의 초석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전통과 현대,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시간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룬 장면으로 말입니다. 무엇보다 오래도록 세상에 빛과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길 바랍니다.
MC 마지막으로 프레드 헤리티지를 통틀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하나의 문장이 있을까요?
VS “프레드는 언제나 삶을 즐겁고 소중한 순간들로 가득하게 밝히는 길(Illuminating Life)을 선택해왔다.” 선샤인 주얼러인 프레드는 언제나 우리 삶의 가장 소중하고 빛나는 찰나를 환하게 비추는 길을 선택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1960s
FRED Heritage Collection
섬세한 기요셰 기법을 가미한 옐로 골드와 에나멜로 표범의 포갠 발 모양을 표현한 사랑스러운 파트 드 판테르(Pattes de Panthère) 컬렉션 반지, 1960년대에 선보였으며 프레드 헤리티지 컬렉션으로 아카이브에 소장돼 있다.

1970s
FRED Heritage Collection
요트에서 영감을 받아 닻줄과 골드 리벳을 본떠 완성했다. 골드와 스틸로 완성한 포스텐 브레이슬릿의 초창기 디자인. 이후 메종의 가장 아이코닉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레드 헤리티지 컬렉션.

1991
FRED Heritage Collection
주얼리의 색채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던 프레드 사무엘은 자연의 보물인 다양한 스톤으로 역동적인 색채 미학이 돋보이는 주얼리를 완성했다. 골드에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새를 표현한 프레드 헤리티지 컬렉션 브로치.

2026
Force 10 Pompon
1920년대의 화려하고 찬란했던 빛의 광채를 온전히 담아냈다. 네크리스 체인과 태슬 디테일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어 움직일 때마다 유려하고 우아한 빛을 더하는 포스텐 폼폼 롱 네크리스. 18K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