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티 우오모 110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된 시몬 로샤, 피렌체에서 첫 단독 남성복 런웨이를 선보이며 남성복 서사의 새로운 전개를 예고합니다.

© SIMONE ROCHA

피티 우오모가 선택한 이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복 박람회, 피티 우오모(Pitti Uomo). 피티 우오모 110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시몬 로샤가 선정됐습니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일랜드 출신 디자이너인 그는 이번 시즌 피렌체에서 특별한 런웨이 쇼를 선보일 예정이죠.

피티 우오모는 매 시즌 남성복의 흐름을 확장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초청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로맨틱함과 구조적인 미학을 동시에 구축해 온 시몬 로샤가 그 중심에 섰는데요. 그의 이름이 발표된 순간부터 업계의 시선은 이미 피렌체를 향하고 있죠.

첫 ‘독립’ 남성복 쇼라는 의미

시몬 로샤에게 이번 무대는 의미가 남다른데요. 남성복 캘린더에서 선보이는 첫 단독 쇼라는 점에서 그의 작업 세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계기로 읽힙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작업과 세계의 새로운 장”이라고 표현했죠.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고 진정성과 연약함 그리고 진지함과 유희성을 동시에 담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미 몇 시즌에 걸쳐 남성복을 선보여왔지만, 여성복에서 구축해 온 서사를 독립된 남성복 언어로 확장하는 시도는 이번이 본격적인 시작이죠. 여성복 중심이던 시몬 로샤에서 남성복이 더 확고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 SIMONE RO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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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함과 남성성 사이

시몬 로샤의 작업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레이스, 자수, 볼륨, 그리고 로맨틱한 감수성. 그의 디자인은 언제나 소재와 구조를 통해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내며 사랑스러운 무드까지 함께 환기시켜주죠.

시몬 로샤는 지난 시즌 남성복에서 시어한 플로럴 소재, 부드럽게 흐르는 실루엣, 그리고 남성 모델이 품고 있는 프릴 장식의 오브제까지. 익숙한 남성복의 구조를 따르지 않으면서도 낯설지 않은 균형을 만들어왔는데요. 이는 남성성을 해체하려는 시도가 아닌 그 범위를 확장하는 접근에 가깝습니다. 단단함과 섬세함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하고 부드럽게 설득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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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방식

시몬 로샤는 흐름을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비전과 정체성에 기반해 작업을 풀어내는 디자이너입니다. 그의 작업은 아일랜드와 홍콩이라는 개인적 배경, 가족과 예술에서 비롯된 서사를 바탕으로 전개되는데요. 과거와 현재, 고딕적인 감수성과 스포츠웨어의 요소가 교차하는 방식은 늘 예측을 벗어나죠. 스타일의 규칙이나 시대, 젠더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태도. 그 안에서 등장하는 룩은 언제나 분명한 정체성을 갖습니다. 열정과 절제, 동화적 상상과 도발 사이에 균형을 잡으며 우아함과 강인한 내면을 동시에 제시하죠.

피렌체라는 배경

이번 쇼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장소에도 있습니다.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던 피렌체는 역사와 예술이 시간의 층위에 겹겹이 쌓인 도시입니다. 시몬 로샤가 말한 ‘전통을 다루고 새로운 영역을 탐색한다’라는 문장은 이 도시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죠. 클래식한 건축과 낭만적인 분위기 그리고 현대 패션이 만나는 순간. 그 안에서 어떤 서사가 펼쳐질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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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챕터를 예고하는 순간

이미 자신만의 언어로 완성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 시몬 로샤. 그가 오는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피렌체에서 공개될 이번 피티 우오모 데뷔 무대를 통해 남성복이라는 영역 안에서 그 감각을 어떻게 확장해 나갈지 그리고 그 결과가 남성 패션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더하게 될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