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과 K-팝 아이돌 앰배서더, 이 관계는 언제까지 ‘윈윈’일까?
이마루 전 매거진 피처 디렉터・K-팝 칼럼니스트
모든 게 멈췄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확장된 분야가 있다. 럭셔리 마켓, 그리고 K-팝이다. 사람들은 경험 대신 소유에 초점을 맞췄고, 그 시기에도 ‘음방’을 찍고 세계 최초로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인 K-팝 콘텐츠는 무료함을 달래기에 적격이었다. 코로나19가 정점이던 2021년에도 루이 비통과 BTS, 미우미우와 장원영 같은 대형 만남이 있었고, 패션위크가 귀환한 2022년 프런트로는 블랙핑크의 차지였다. K-팝의 힘을 체감한 패션 하우스들이 아이돌과 ‘계약 관계’를 맺으며 매거진 커버 또한 이들 몫이 된 가운데 때마침 뉴진스가 등장했다. 아티스트의 ‘최초’, ‘단독’ 커버라는 성취에 팬들은 구매로 회답했다. BTS, 스트레이 키즈 멤버의 앰배서더로서 첫 개인 커버는 평소 잡지 판매량의 3~5배는 가뿐히 기록했다. 모두가 행복했다.
수년이 흐른 지금 이 지형도는 조금 변한 것처럼 느껴진다. 우선 팀 간 격차가 벌어졌다. 앰배서더는 사실상 ‘명예로운’ 광고와 다름없다. 패션 신에 대한 감도가 높은 매거진 출신 담당자나 스타일리스트가 주도해 소통하는 것과 패션위크를 위해 스케줄을 3~4일 빼느니 다른 광고를 찍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계약서상 SNS 포스팅 횟수에 민감한 담당자 간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많은 K-팝 아이돌이 단체로 글로벌 패션 하우스와 계약을 맺었지만 엔하이픈과 프라다를 제외하면 2년 이상 관계가 유지되지 않았다. 제아무리 좋은 브랜드라도 단발성으로 여러 행사에 얼굴을 비추면 아티스트의 이미지만 소모된다는 것을 알고 ‘딜’ 하는 것도 소속사의 능력이 됐다. 신인 때부터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것을 꺼리는 흐름도 생겼다. 스타일링에 제약이 생길뿐더러 소위 ‘1군’ 브랜드와 계약이 종료된 뒤 그다음 브랜드는 ‘하향화’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데뷔한 한 보이 그룹은 쏟아지는 화보 요청 속에서 ‘당분간 특정 브랜드와 협업 계획은 없다’고 밝히며 그나마 선호하는 브랜드로 ‘선배님’들이 거쳐간 대형 패션 하우스가 아닌 아방가르드한 메종을 꼽기도 했다. 소속사 내부의 고민도 커졌다. 모든 멤버가 러브콜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패션계는 냉정하다. 이미 완성된 아이콘을 원하지, 굳이 숨은 보석을 발굴할 마음은 없다. 유럽의 본사 관계자를 설득하기 쉬운, 검증된 수치가 우선이다.
그렇다면 팬들은? 응원은 하지만 처음만큼 열기가 뜨겁지는 않다.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이라는 사람들이 시즌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룩은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벗어나지 않기 마련. 시각적 새로움이 없으니 지갑을 닫는다. 개인 스케줄로 인해 팀과 음악 활동에 소홀해지거나 열애설이 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인간 OOO’라고 불렀는데 다른 브랜드로 간 아이돌을 보며 머쓱해지기도, “우리 OO이, 영앤리치!”라고 추켜올리는 한편,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을 누리는 아티스트를 보며 위화감도 느낀다. 무엇보다 10대 팬들이 일찍부터 명품을 선망하고, 사회 계층적 요소를 내재화하게 된다는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
2026 F/W 패션위크가 끝났다. 5세대인 보이넥스트도어와 알파드라이브원 멤버들의 첫 쇼 참석, 코코나와 구찌 등 새로운 만남이 있었고, TXT 연준은 미우미우 런웨이를 걸었다. 그러나 밴에서 내리는 순간 쏟아지는 환호, 높은 SNS 인게이지먼트와 아시안 마켓에서의 영향력 등 K-팝 아티스트가 담보하던 것은 이제 중국과 태국의 아티스트 또한 가능하다. 아이돌 앰배서더 ‘붐’이 더 이상 새롭지 않으면, 결국 럭셔리 하우스가 K-팝을 처음 호명했던 10년 전의 이유가 남을 것이다. 아티스트의 창의성이 브랜드와 공명하는 것. 젠더 구분 없이 샤넬의 트위드 재킷과 진을 자기 식으로 소화했던 GD와 자크뮈스, 캘빈 클라인, 샤넬 등 어떤 걸 걸쳐도 본인의 고유함을 침범받지 않는 제니처럼. 다행히 ‘윈윈’의 가능성을 이어갈 새 아이콘이 몇몇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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