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랑 CHOI NA RANG

장면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서사가 표현되는 게 사진의 매력이다. 요즘은 과장된 앵글이나 강한 색감을 써서 스쳐 지나갈 순간을 영화나 만화의 한 장면처럼 연출하는 작업에 푹 빠져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그 과정 자체가 너무 재밌고 끌린다. 재밌으니까 멈출 수 없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PHOTOGRAPHY| 보여주고 싶은 인물 이미지
본인 그 자체로 당당하고 스스로의 존재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사람이다. 누군가에게 소비되기 위한 정형화된 모습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찰나를 담으려 한다.

MUSIC| 사진에 영향을 주는 사운드
음악이 그날 촬영의 리듬과 팀의 에너지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서로를 깜짝 놀라게 할 노래를 찾아보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곡이 나올 때 현장의 공기가 환기되는 그 순간이 참 좋다. 신스팝부터 7080 무드까지 장르 불문하고 준비해 가는데, 촬영이 10시간을 넘겨 리스트가 바닥나면 결국 K-팝으로 돌아온다. 내 촬영의 엔딩곡은 대체로 지드래곤의 노래다.(웃음)

PEOPLE| 사진에 담은 멋진 인물
최근 모 매체와 촬영하며 만난 배우 김서형 님이 기억에 남는다. 차가운 이미지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니 아주 온화하고 다정하셨다. 화장기 없는 맨얼굴의 쿨한 컨셉트였는데, 어떤 요청에도 열린 태도였고, 무엇보다 카메라 앞에서 나를 신뢰하고 있다는 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그 덕분에 나도 자신감을 얻어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촬영을 마친 뒤 대문짝만 한 사인도 받았다.

ARTIST| 마음을 사로잡은 인물
언제나 마음속 워너비는 리한나(Rihanna)다. 사진가로서 워낙 매력적인 피사체이기도 하지만, 그가 가진 압도적 자신감과 당당한 에너지를 사랑한다. 리한나는 단순히 팝 스타를 넘어 하나의 상징 같은 존재라 언젠가 내 카메라 앞에서 그가 뿜어내는 에너지를 내 시선으로 꼭 기록해보고 싶다.

MOMENT| 감각을 깨우기 위해 하는 행동, 찾는 곳
시선이 무뎌졌다는 건 지쳤다는 신호다. 그럴 땐 사람과 상황에서 멀어져 무조건 쉰다. 여유가 생기면 목적 없는 여행을 떠나는데, 낯선 도시에 툭 떨어져서 그냥 보고, 쉬고, 자는 게 전부다. 그렇게 자극에서 잠시 멀어지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다시 살아난다. 요즘은 이런 패턴을 반복하며 지내고 있다.

WORK| 나만의 방식으로 일의 영역을 만들어온 과정
요즘 현장을 보면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진 창작자들이 각자의 영역을 단단하게 넓혀가고 있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사진과 작업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실력과 에너지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시대가 왔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BELIEF | 시대가 변해도 지켜내고 싶은 자신만의 신조
한 사람의 에너지와 태도를 먼저 보려고 한다. 이런 교감이 사진에 드러날 때 결과물이 더 자연스럽다. 시대가 변해도 내가 지키고 싶은 건 어떤 정해진 틀에 담긴 인물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