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즈넉한 정취를 품은 북촌, 푸투라 서울에 자리한 ‘레꼴 주얼리 스쿨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반클리프 아펠의 지원 아래 2012년 설립된 레꼴 주얼리 스쿨은 주얼리 문화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알리기 위해 다양한 교육 활동을 이어온 기관인데요. 강의와 워크숍, 전시, 전문가와의 대화, 서적, 팟캐스트 등을 통해 주얼리의 역사와 제작 과정, 젬스톤에 관한 지식을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주얼리의 역사’와 ‘젬스톤의 세계’, ‘메종의 노하우’라는 세 가지 주요 영역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주얼리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워크숍이 열리는 위층으로 올라가면 가장 먼저 〈되살아난 기술: 몽땅 토르크의 켈트족 토르크 복제품〉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는 레꼴 주얼리 스쿨이 몽땅 토르크의 정교한 복제품 제작 과정을 통해 고고학과 장인 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입니다. 1843년 타른(Tarn) 지역 몽땅(Montans)에서 발견된 이 켈트족 목걸이는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유물인데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유물의 외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의 제작 방식과 기술, 장인정신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실험 고고학적 접근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단순히 금속을 둥글게 휜 목걸이가 아니라 금선을 꼬고, 금속 표면을 두드려 문양을 만들고, 굽히고, 맞추고, 납땜하는 여러 공정이 결합된 장신구이기에, 실제로 보면 세밀하고 독특한 구조가 남다른 인상을 남깁니다.


레꼴 주얼리 스쿨은 미술사학자, 보석 학자, 주얼리 장인, 그리고 주얼리 전문가들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100여 개 이상의 강의와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으며, 6세~16세 아동 및 청소년도 참여할 수 있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령대별로 세심하게 맞춤 설계된 워크숍은 주얼리의 세계를 보다 쉽고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여러 프로그램 중 에디터가 추천하는 건 ‘주얼리 모형 제작 기술 알아보기’입니다. 주얼리는 한 장의 스케치에서 시작되지만, 곧바로 금과 보석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디자이너의 평면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착용 가능한 입체물로 태어나기까지는 수많은 검토와 조율의 시간이 필요하죠. 그중 모형 제작은 종이 위의 디자인이 처음으로 3차원 형태를 얻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완성될 주얼리의 크기와 볼륨, 곡선의 흐름, 장식의 위치, 착용했을 때의 균형을 미리 살피기 위해 실제 주얼리와 유사한 형태의 목업(mock-up)을 만드는 거죠.
이번 워크숍에서는 백랍 소재의 메탈을 활용해 나비 모티프의 모형을 직접 제작했습니다. 먼저 얇은 금속판을 나비 형태로 커팅하며 주얼리의 기본 실루엣을 잡고, 이후 손의 압력과 도구의 각도를 조절해 평면에 가까운 형태에 입체적인 볼륨을 더했습니다. 같은 선이라도 어느 부분을 더 들어 올리고, 어느 곡선을 부드럽게 눌러내는지에 따라 전체 인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세심한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완성 단계에서는 라인스톤을 더해 장식의 위치를 확인했는데요. 보석이 놓이는 자리 하나만으로도 주얼리의 완성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워크숍을 마친 뒤에는 1층에서 열리는 〈에메랄드 정원 – 원석의 발견〉 전시도 함께 둘러봤습니다. 레꼴 주얼리 스쿨의 ‘원석의 발견’ 시리즈 중 하나인 이번 전시는 에메랄드라는 원석이 품은 다층적인 세계를 조명합니다. 수 세기 동안 여러 문명에서 귀한 보석으로 여겨져 온 에메랄드는 특유의 깊고 선명한 그린 컬러로 생명력과 풍요, 신비로움을 상징해왔는데요. 전시는 이 아름다운 색이 단순한 시각적 매력에 그치지 않고, 극히 드문 지질학적 조건 속에서 탄생한 자연의 산물이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원석의 형성 과정에서 시작해 세공 장인의 손을 거쳐 하나의 주얼리 피스로 완성되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에메랄드가 왜 오랜 시간 주얼리 역사 안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해왔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