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리봇의 요점 정리
  •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이클 라이더는 2027 S/S 컬렉션에서 특별한 순간을 위한 옷이 아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워드로브에 집중했습니다.
  • 클래식한 드레스와 수트를 비롯해 볼드한 액세서리와 낡은 스니커즈, 반다나 패턴의 팬츠까지 자유롭게 선보이며 드레시와 캐주얼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들었습니다.
  • 이날 프런트 로를 찾은 글로벌 앰배서더 수지와 투어스는 서로 다른 올블랙 룩으로 셀린느 특유의 절제되면서도 위트 있는 테일러링을 보여주었습니다.

셀린느의 여러 얼굴을 들여다보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낸 마이클 라이더의 긍정적인 집착.

입는 사람을 중심에 둔 셀린느의 봄여름

지난 10월 3일(현지 시간), 파리 국립기록원 박물관(Musée des Archives Nationales)의 푸른 정원이 셀린느(CELINE)의 2027 S/S 런웨이로 변했습니다. 나무 사이에는 휴양지의 오두막을 닮은 커다란 밀짚 지붕이 들어섰고, 모델들은 그 아래 촘촘하게 놓인 벤치 사이를 빠른 걸음으로 오갔는데요. 햇빛이 스며드는 정원과 사람들의 일상적인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장면은 이번 시즌 마이클 라이더(Michael Rider)가 옷을 바라본 방식과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공들여 만든 피스일수록 특별한 순간에만 입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손이 자주 가는 옷장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한 가지 스타일로 규정하기 어려운 룩들을 나란히 선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번 컬렉션에서 그는 옷 위로 저마다의 취향이 더해지며 개인에게 완벽히 녹아들 때 비로소 완성되는, 사람을 중심에 둔 셀린느를 펼쳐보였습니다.

답을 정해두지 않는 스타일링

이번 런웨이의 재미는 잘 갖춰 입은 룩을 비껴가는 디테일에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옷만 보면 오히려 익숙하고 클래식했는데요. 허리를 높게 조인 블랙 드레스에는 큼직한 골드 버클이 존재감을 드러냈고, 가느다란 스트랩의 화이트 슬립 드레스 위로는 얇은 트렌치코트가 가볍게 흘러내렸습니다. 여기에 매끈한 새틴 톱과 투박한 가죽 재킷의 조합처럼 이미 잘 알고 있는 옷들이 런웨이에 등장했죠.

그렇다고 이 익숙한 조합을 고스란히 따를 마이클 라이더는 아니었습니다. 여유로운 실루엣의 재킷에 신발끈처럼 가느다란 벨트를 간신히 두르는가 하면, 몸을 따라 길게 떨어지는 드레스에는 공처럼 부푼 실버 뱅글을 채웠거든요. 수많은 블랙 구슬을 그물처럼 엮어 만든 미니드레스도 시선을 붙잡았고요. 여기에 일부러 주름을 남긴 바스락거리는 재킷과 말끔한 차림 아래로 닳은 듯한 스니커즈를 매치한 장난스러운 룩도 이어졌는데요. 특히 여러 장의 반다나를 이어 붙인 듯한 하렘 팬츠는 레드, 핑크, 오렌지, 블랙이 한 피스 안에서 충돌하며 유난히 화려한 에너지를 뿜어냈습니다. 새하얀 새틴 셋업 수트 안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 그래픽 콘서트 티셔츠는 격식 있는 이브닝 룩에서 갑자기 일상적인 분위기로 방향을 틀어버리며 정답에서 벗어나는 지점들을 보여주었죠. 이처럼 마이클 라이더는 포멀한 옷과 캐주얼한 아이템, 절제된 실루엣과 보헤미안적인 패턴을 능숙하게 넘나들며 스타일링에 대한 정답을 한 가지로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쇼장을 빛낸 수지와 투어스의 올블랙 룩

이날 파리를 찾은 글로벌 앰배서더 수지와 투어스는 블랙을 중심에 둔 서로 다른 셀린느 룩을 선보였습니다. 수지는 지난해 7월과 올해 3월에 이어 세 번째로 셀린느의 파리 쇼를 찾았는데요. 골드 버튼을 더한 블랙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 아래로 같은 컬러의 팬츠를 매치해 군더더기 없는 고급스러운 스타일링을 완성했죠. 여기에 작은 블랙 백과 뾰족한 앞코의 슈즈까지 블랙으로 맞춰 깔끔하게 마무리했고요.

투어스의 여섯 멤버들은 소재와 실루엣을 달리하며 각자의 분위기와 꼭 맞는 셀린느 룩을 보여주었는데요. 먼저 한진은 매끈한 레더 재킷과 데님을 매치해 캐주얼하게 힘을 뺐고, 경민은 몸에 꼭 맞는 터틀넥에 베레모와 브라운 벨트를 더해 클래식한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한편 도훈은 블랙 코트 안에 화이트 터틀넥을 겹쳐 입고 밝은 컬러의 슈즈를 매치해 포인트를 주었죠. 신유는 넉넉한 블레이저와 블랙 터틀넥을 맞춰 가장 정석적인 테일러링을 보여줬고요. 여기에 재킷 사이로 화이트 이너를 살짝 드러내 블랙 룩에 가벼운 대비를 준 지훈과 레더 집업에 데님을 매치해 날렵한 인상을 남긴 영재까지. 블랙을 중심에 둔 채 디테일에 변주를 주며 멤버 각각의 색을 자연스럽게 드러냈습니다.

오래된 기억 위에 그려낸 새로운 셀린느

이번 시즌 마이클 라이더의 셀린느는 어딘가 낯익으면서도 과거의 어느 한 시절과 꼭 닮아 있지는 않았습니다. 2027 S/S 컬렉션을 깊이 이해하려면, 그와 피비 파일로(Phoebe Philo)가 셀린느에서 함께했던 시간을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피비 파일로는 2008년 셀린느에 합류해 여성들이 실제로 입고 싶어 하는 실용적이고 세련된 옷으로 브랜드의 한 시대를 만든 디자이너죠. 마이클 라이더 역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셀린느에서 일했던 만큼 두 사람의 옷에서는 입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겹쳐 보입니다. 다만 그가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며 파일로의 셀린느만 되짚은 것은 아닙니다. 이후 셀린느를 이끌며 날렵한 수트와 록 무드, 1970년대 파리지엔 스타일을 또렷하게 남긴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의 감각에, 라이더가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에서 갈고 닦은 편안한 아메리칸 스포츠웨어의 감각까지 두루 끌어왔으니까요.

게스트의 자리에 놓인 작은 배지의 메시지는 그의 2027 봄여름 컬렉션을 관통했습니다. 그 위에는 1990년 다큐멘터리 ‘파리 이즈 버닝(Paris Is Burning)’ 속 드랙 아티스트 도리안 코리(Dorian Corey)의 말이 새겨져 있었는데요. “If you shoot an arrow and it goes real high… Hooray for you!” 즉, 자신이 던진 한 번의 시도가 예상보다 높이 닿았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기뻐할 만하다는 것이죠. 세계적인 스타를 꿈꾸던 젊은 시절을 지나, 이제는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도리안 코리. 라이더가 이 문장에 마음을 빼앗긴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증명하려 애쓰기보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 파고들고, 익숙한 방식을 조금씩 바꿔보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것. 이번 시즌 그는 자신이 보고 경험해온 브랜드의 여러 얼굴을 동시대의 언어로 다시 엮어내며 또 한 번 새로운 화살을 쏘아 올렸습니다.

Q&A
AI 마리봇의 Q&A
A
파리의 국립기록원 박물관(Musée des Archives Nationales) 안뜰에서 열렸습니다. 푸른 나무로 둘러싸인 정원 한가운데 거대한 밀짚 지붕의 이국적인 구조물을 세우고, 그 아래 벤치를 촘촘하게 놓았죠. 화려한 장치를 덜어낸 자리에 자연광이 스며들며 옷의 실루엣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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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그날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옷을 고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라이더는 어떨 때에는 옷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고, 또 다른 순간에는 강렬한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그의 생각을 옷으로 풀어내듯 이번 컬렉션에는 차분한 블랙 드레스부터 컬러와 패턴이 뒤엉킨 하렘 팬츠까지 서로 다른 분위기의 피스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매일 똑같은 방법으로 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가 런웨이 위로 고스란히 옮겨온 셈이죠.
A
이번 쇼에서는 옷만큼 액세서리도 다채로웠습니다. 이브닝 클러치와 블랙 페이턴트 핸드백, 큼직한 레드 토트백까지 룩마다 다른 가방을 선보이며 보는 재미를 더했거든요. 라이더가 꾸준히 선보여온 재즈 슬리퍼도 다시 등장했는데요. 재즈 댄서들이 신는 유연하고 납작한 신발에서 출발한 디자인으로, 이번에는 앞코를 날렵하게 다듬고 끈을 묶는 형태로 변주했습니다. 여기에 비틀즈의 존 레논(John Lennon)을 떠올리게 하는 선글라스까지 더해지며 장난스러운 포인트까지 놓치지 않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