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이 문장은 부첼라티가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향할 방향을 동시에 설명한다. 1919년 밀라노에서 메종을 세운 마리오 부첼라티는 유행 대신 사라져가던 금세공과 은세공 기술을 되살리는 길을 택했다. 보석의 크기보다 손의 흔적을, 화려한 반짝임보다 표면에 축적되는 장인정신을 통해 우아함을 말하려는 선택이었다. 촘촘한 인그레이빙과 직물처럼 부드러운 금속의 질감은 세대를 거치며 하나의 아이코닉한 표현이 되었고, 창립자의 비전은 한 세기를 넘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그래서 부첼라티의 주얼리는 멀리서 볼 때보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아카이브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에 살아 숨 쉬고, 오래된 기술은 변함없는 중심 위에서 미래를 향한다.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아름다움, 부첼라티가 한 세기 넘게 증명해온 가치는 결국 다시 그 문장으로 되돌아온다.
Andrea Buccellati
BUCCELLATI Creative Director

MC 창립자 마리오 부첼라티는 19세기 이탈리아 금세공과 르네상스, 바로크 은세공 전통을 토대로 메종을 세웠습니다. 이는 오늘날 어떤 의미를 지니며, 동시에 이탈리아 주얼리 역사에서는 어떤 미적 전환점이었다고 보시나요?
Andrea Buccellati 마리오 부첼라티는 사라져가던 금세공 기술을 지켜내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1919년 밀라노에서 그 역사를 시작한 부첼라티는 단순히 한 브랜드의 탄생이 아니었죠. 과거의 장인정신을 동시대적으로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아름다움을 갖춘 기술로 이어가고자 하는 시도였습니다. 마리오는 유행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19세기의 금세공과 르네상스, 바로크 장식에서 해답을 찾았죠. 금속 위에 직물과 조각 같은 질감을 생생히 구현하며 새로운 우아함을 제안했어요. 보석의 크기나 즉각적 반짝임 대신, 미세한 인그레이빙이 겹겹이 쌓이며 만들어내는 매트한 질감, 손으로 새긴 흔적으로 구현한 장인정신 등이 메종을 설명하는 가장 분명한 출발점이 되었죠. 이탈리아의 금세공과 역사적 헤리티지를 잇고, 더욱 섬세하고 아름답게 구현해내고자는 집념이 낳은 미학은 전 세계 그 어떤 메종과도 비교할 수 없이 독보적인 것이 되었다 자부합니다.
MC 화려함과 대칭을 주얼리의 미덕으로 여기던 시대에 부첼라티는 절제와 섬세함을 택했습니다. 왜 그렇게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나요?
AB 창립자의 직감에서 비롯된 본능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의 창의성을 따랐고, 그 결과 매우 독특한 스타일이 탄생했죠. 놀랍게도 그 미감은 시대를 넘어 꾸준히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20세기 초 유럽 주얼리가 원석의 크기와 화려함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던 흐름 속에서, 부첼라티는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금속의 표면을 정교하게 가공해 빛을 머금은 우아함을 추구했습니다. 미세한 인그레이빙의 결과 섬세한 질감처럼 가까이에서 보아야 비로소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제안한 셈입니다. 화려함이 극에 달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그와 구별되는 품격을 찾기 마련이고, 바로 그 차이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부첼라티 메종의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MC ‘이것이 부첼라티다’라고 단정할 하나의 작품을 고를 수 있을까요?
AB 모든 작품이 메종의 정신과 DNA를 담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는 어렵습니다. 부첼라티의 아이덴티티는 어느 한 작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스타일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의 아이콘을 반복해 강화하기보다 세대를 거치며 다듬어진 미학과 장인 기술을 통해 메종의 정체성을 쌓아가는 거죠. 반짝 유행하는 디자인을 앞세우기보다 시간이 지나도 알아볼 수 있는 일관된 언어를 지키며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마크리 라인을 상징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마크리는 마리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지안마리아에 의해 완성되었고, 지금도 저를 통해 디테일한 변주와 확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얼리 전체를 촘촘히 채우는 인그레이빙은 광택을 번쩍이게 하기보다 부드럽게 가라앉히며, 마치 벨벳처럼 깊이 있는 분위기를 만듭니다. 여기에 더해지는 다이아몬드 세팅 역시 존재감을 과시하기보다 금속 위에 더 섬세한 구조를 더하는 데 가깝습니다. 그래서 마크리는 즉각적인 화려함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아름다움을 실감하게 하는 부첼라티 특유의 우아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컬렉션이죠.
MC 그와 동시에 부첼라티는 계속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통을 올곧게 계승해온 부첼라티에 ‘실험’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AB 부첼라티에 있어 모든 새로운 컬렉션은 출발선에서는 대담한 실험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그 시도들은 결국 메종이 오랫동안 축적해온 스타일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유산이 됐어요. 여기서 말하는 실험은 과거를 부정하거나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단절이 아닙니다. 오히려 메종이 세대를 넘어 다듬어온 장식과 제작 방식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인그레이빙과 장인의 손길이 중심에 남아 있는 한 그것은 여전히 부첼라티입니다.
MC 창립자의 비전은 세대를 거쳐 오늘까지 이어집니다. 한 가문 안에서 창의성과 장인정신이 전승된다는 것은 메종에 어떤 의미를 갖나요?
AB 부첼라티에서 전통은 기록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전달됩니다. 마리오가 세운 미학은 지안마리아에게, 다시 오늘의 세대로 이어졌습니다. 같은 기술을 반복하기보다, 그것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스타일은 더욱 단단해지고, 동시에 살아 움직이게 됩니다.
MC 세대를 넘어 사랑받기 위해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AB 우선 흔들리지 않는 중심입니다.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온 장인 기술부터 손으로 완성되는 표면의 밀도, 자연과 르네상스 예술에서 비롯된 조형 언어를 지키고 형태와 비율, 착용 방식 등을 시대에 맞춰 조금씩 조정하죠. 하지만 전통을 밀어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오래된 기술을 동시대적 눈높이에 닿게 만들죠. 결국 부첼라티에 있어 진화란 새로움을 덧붙이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미학을 더 멀리 나아가게 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DNA를 지키면서도 다음 세대가 자신의 것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아이콘을 유지하는 힘입니다.

MC 부첼라티에 아카이브는 어떤 의미인가요?
AB 끝이 보이지 않는 영감의 원천입니다. 메종은 언제나 과거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히 형태를 반복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부첼라티가 오랜 시간 지켜온 스타일의 규범을 지키죠. 기준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과거의 유산은 자연스럽게 현재와 연결되고, 결과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초월하는 작품이 탄생합니다. 그래서 부첼라티에 아카이브는 머물러 있는 장소가 아니라, 끊임없이 미래를 만들어내는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MC 부첼라티에 있어 시간은 어떤 의미인가요?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고 싶은가요?
AB 부첼라티는 언제나 과거에 뿌리를 두고,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로 향합니다. 1919년 창립 이후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메종을 특징짓는 영감과 기술은 단 한 번도 단절된 적이 없습니다. 훗날 사람들이 오늘을 돌아볼 때, 우리는 오래된 금세공과 은세공의 기술을 보존하면서도 여전히 살아 있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낸 메종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장인정신의 밀도와 예술적 품격이 시대를 넘어 이어진 하우스로 말입니다.
MC 부첼라티가 품은 헤리티지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한 문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B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도스토옙스키가 한 말이죠. 이 문장은 부첼라티를 움직이게 하는 철학과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예술과 문화를 가꿔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일이 인간을 서로 연결하고 희망을 만들어낸다는 믿음이요. 그것이 메종이 지난 한 세기를 지나오며 지켜낸 가치이자,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이유입니다. 결국 부첼라티가 향하는 모든 길은 언제나 아름다움으로 수렴됩니다.


1980~2026
Macri Collection



지안마리아가 딸 마리아 크리스티나에게 바친 데에서 출발해 대를 이어 오늘까지 이어지는 디자인의 계승과 변주를 보여준다. 이후 아들 안드레아가 디자인을 이어받으며, 메종의 미학이 어떻게 전승되고 확장되는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도 다양한 디자인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1960s
Buccellati Heritage Collection


1970s
Buccellati Heritage Collec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