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 원피스 오니츠카타이거(Onitsuka Tiger), 안에 입은 셔츠 유돈 초이(Eudon Choi), 블랙 스트랩 힐 페라가모(Ferragamo), 이어 커프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골드 이어링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 레드 스타킹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우리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감독 정인혁 출연 오우리, 백진영, 강채윤

수진(오우리)은 술을 먹다 문정(백진영)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문정의 몸에서 초록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친구들은 문정을 험담하며 수진을 나무라지만, 학교 위로 출현한 UFO
때문에 그들의 가슴이 하나둘 터져버린다.

 

영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이 영화를 연출한 정인혁 감독님은 나의 대학 선배다. 개성 있는 연출이 매력적이라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연락이 와서 오디션을 본 후 함께하게 되었다. 감독님이 본인만의 세계를 담아 판을 깔아주셨으니 “그럼 제가 한번 놀아보겠습니다!” 하며 연기했다.

친구, 짝사랑, 외계인, UFO 내가 연기한 수진은 평소 무던해 보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진심을 다하는 인물이다. 갑자기 학교에 외계인과 UFO가 등장해 친구들의 가슴이 터지는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나는 사랑이 제일 중요해!”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문정만 바라본다.

독립영화만의 매력 함께 도전해나가는 것. 독립영화를 찍을 때는 어떤 성과나 평가를 위해 연기한다기보다 누군가와 힘을 모아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너의 세계를 만드는 일에 내가 참여할게’가 아니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 나는 이렇게 생각해’라며 이야기를 함께 쌓아가기도 하니까 말이다. 주어진 것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저마다의 세계가 한데 모였을 때 비로소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느낌이 들어 좋다.

나는 연기를 하면서 인물을 분석할 때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리는 편이다. 주어진 역할과 현실의 나 사이에 물론 간극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역할에 내 모습이 어느 정도 담겨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지옥만세>에서 맡았던 나미에 비하면 나는 그저 밝고 장난치기 좋아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내게도 나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던 때가 있었다. 인물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거나 유사한 선택을 한 순간을 떠올리며 그를 이해하려 노력하는데, 그럼 자연스럽게 나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더라.

서울독립영화제 하면 가장 먼저 김동현 집행위원장님의 열정 가득한 모습이 생각난다. 내가 연출한 영화 <송유빈은 못말려>로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았을 때, 집행위원장님을 만났다. 관객과의 대화(GV) 일정을 정하기 위해 감독들이 한데 모였는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였음에도 감독들을 응원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또 ‘배우 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에서 포착할 수 있는 수많은 배우들의 열정도 떠오른다.

인물에 잘 물들기 위해 나의 삶을 잘 살아가다 배역을 만났을 때 그 인물에 잘 물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의 일상을 잘 살아내기 위해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오늘도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말고 풍경을 보자’라고 생각하면서 촬영장에 왔다. 배역에 잘 물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이 고민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으라고 조언하더라. 타인의 삶을 경험하고 이해해야 나라는 작은 세계를 깰 수 있다고. 그래서 사람도 많이 만나려 하는데, 내 MBTI가 INFJ라 쉽지가 않다. 하지만 더 노력할 거다… 정말로!(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