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OPIANA

이 재킷은 얼마일까요? 소재를 알게 되면 가격이 좀 더 궁금해질 거예요.

소재, 그 비밀의 기원

아카데미를 수상한 <펭귄: 위대한 모험>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아시는지. 생태학자인 뤽 자케 감독의 2005년 다큐멘터리로 2017년에는 2편이 나왔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로로피아나는 뤽 자케 감독과 함께 3부작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는데요, 그 첫 번째가 2019년 상하이에서 공개된 <비밀의 기원: 캐시미어>입니다. 최고급 소재의 생산 과정 전체를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로 로로피아나가 어떻게 소재를 다루는지 세심하게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로로피아나는 대량의 캐시미어를 얻기보다는 최고급 캐시미어를 얻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목초지가 모자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늘립니다. 염소의 개체수를 줄이지 않고 방목 환경을 개선해 솜털 수확량을 늘리죠. 이 방식은 ‘로로피아나 방법(The Loro Piana Method)’라는 이름으로 중국의 길림 농업 대학, 내몽골 과학원, 이탈리아 카메리노 대학, ENEA(이탈리아 신기술 에너지원, 지속 가능 경제개발기구)와 협력해 개발되었습니다. 로로피아나가 메리노 양과 울 소재를 대하는 방식도 비슷합니다. 호주, 뉴질랜드의 농장에서 가장 우수하고 얇은 울을 생산한 농장에 ‘레코드 베일 어워드’를 수여하고 있습니다. 1997년부터 시작된 이 어워드를 수상한 울은 다음 월드 레코드 베일 기록이 세워질 때까지 로로피아나 콰로나 공장에 보관되며 이전의 수상작은 의류로 제작되기 시작합니다. 이 제품들에는 ‘더 기프트 오브 킹스®’ 라벨이 부착됩니다. 덕분에 농장들은 더 고품질의 울을 생산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등 자연스럽게 노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2023년에는 레코드 베일 어워드의 기록이 경신 되었는데요, 10년 전 10.3마이크론의 기록을 깨고 호주의 피레네 파크 농장이 10.2마이크론의 울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죠.

더 기프트 오브 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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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왕가는 다른 나라의 군주들과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고 동맹을 강화하고자 할 때 메리노 양 한 쌍을 선물하던 관습이 있다고 하죠. 스페인에서는 메리노 양이 보석처럼 거래되었고, 국외로 반출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었어요. 18세기 무렵이 되어서야 호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더 기프트 오브 킹스라는 이름은 이 관습에서 따왔습니다. 2022년 이후의 더 기프트 오브 킹스® 울 소재의 제품들은 라벨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목장에서부터 매장까지의 스토리를 살펴볼 수 있고, 의류의 진품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데님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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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로로피아나는 데님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처음 선보였던 캐시데님®을 시작으로 데님 실크를 출시했는데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코튼 데님 59%와 실크 41%를 혼방한 소재입니다. 인디고 염색 데님을 날실로 사용하고 회색 실크를 씨실로 사용해 오늘날 직물 공장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빈티지 베틀로 천을 짭니다.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죠. 일본의 히로시마현과 오카야마현의 경계에 위치한 빈고(Bingo) 지역은 일본 데님의 82%를 차지하는 최대의 데님 생산지입니다. 후쿠야마, 오노미치 등이 이 빈고 지역에 속해 있어요. 이곳에만 100개 이상의 데님과 관련된 회사가 있죠. 데님실크는 이 지역의 셀비지(Selvedge) 데님 전문가와 이탈리아 피아몬테주에 위치한 로로피아나의 장인이 혁신적인 협업으로 이뤄낸 산물입니다.데님실크는 하루를 꼬박 직조하면 50m를 생산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봄여름 철에도 부드럽고, 가볍고, 역동적인 원단이 완성됩니다. 섬세하게 제작된 데님실크 원단은 이탈리아의 로로피아나 장인에게 전달되고, 타임리스한 디자인의 재킷과 트라우저가 탄생합니다. 절제된 텍스타일에 장인의 터치가 더해지면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고급스러운 데님 룩이 완성되죠.

비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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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누군가 “나 비쿠냐 코트를 샀어”라고 하면 박수를 쳐준 뒤 팔 언저리를 살짝 쓰다듬어주세요. 전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고급스러운 소재거든요. 비쿠냐는 해발 4,000m 이상의 안데스 지역에서만 살고 있는 동물 이름이에요. 낙타, 알파카, 라마랑 비슷하죠. 구름처럼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극도로 따뜻한 비쿠냐의 털은 독특한 골드 톤을 띄고 있고, 특히 2년에 한 번만 털을 깎을 수 있어요. 희귀 동물로 지정된 비쿠냐는 20세기 말, 밀렵꾼들에 의해 멸종위기에 다다랐습니다. 고대 잉카제국에서 비쿠냐는 왕에게만 허락될 정도로 귀한 소재거든요. 1974년에는 전세계에 6,000마리만 남고 말았습니다. 심각한 위기를 인지한 로로피아나는 비쿠냐 컨소시엄을 주도해 1994년 페루 정부, 안데스의 지역 사회와 계약을 체결했고 ‘살아있는 상태’의 비쿠냐에게서 얻은 섬유를 구매, 가공, 유통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부여 받았습니다. 이 협의로 지역 사회는 비쿠냐를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되었죠. 결과적으로 비쿠냐의 개체수는 12,000마리로 늘어났습니다. 2008년에는 페루 최초의 민간 자연보호구역인 ‘프랑코 로로피아나 박사 보호 구역’이 조성되었습니다. 비쿠냐들은 2,000 헥타르에 달하는 보호구역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죠. 그러나 최근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는데요, 기온 상승의 여파로 안데스 고산지대의 초원과 목초지가 줄어들게 되었죠. 2018년, 로로피아나는 페루의 아레키파 지역에서 수자원 프로젝트를 시작해 가용 수자원을 늘리고 지역 사회의 생계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베이비캐시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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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 로로피아나는 중국의 카프라 히르커스 염소 사육 농가를 방문했습니다. (참고로,그는 창립자인 피에트로 로로피아나의 6대손입니다.) 그는 귀엽고 보드라운 어린 카프라 히르커스 염소를 만지다가 깨달았습니다. ‘아기의 머리카락처럼 부드럽구나!’ 베이비 캐시미어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다 큰 염소와 어린 염소의 섬유를 분리하자고 농가를 설득하는 데만 10년이 걸렸다고 하네요. 생후 1년 미만의 어린 염소의 털에서만 얻을 수 있는 베이비 캐시미어는 1년에 단 한 번만 채집 할 수 있는데요, 털을 깎는 방식이 아닌 속 털을 빗질하는 방식으로 모아둡니다. 어린 염소 한 마리에서 30g의 섬유를 얻을 수 있어요. 이는 로로피아나가 캐시미어를 얻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다 큰 히르커스 염소의 털이 자연스럽게 빠지는 봄이 오면 털을 부드럽게 빗어내는 방식으로 속털을 채집합니다. 염소 성체에서는 매년 200~250g 정도의 속 털을 얻을 수 있죠. 그리고 가느다란 섬유에서 선별해낸 최고급 섬유 가닥을 장인이 환편기에 넣어 수작업으로 편직 하면 모피처럼 부드럽고 촘촘한, 구름 같은 캐시 퍼가 완성됩니다. 캐시미어가 어디까지 응용될 수 있는지, 로로피아나는 계속해서 탐험하고 있는 느낌이죠.

로로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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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어로 ‘로로(Loro)는 ‘그들’을 의미합니다. 성별, 나이, 사이즈를 초월한 모두를 위한 캡슐 컬렉션이 바로 로로 캡슐이죠. 로로 캡슐의 모든 제품은 생산 공정에서 남은 미사용 소재에 새로운 캐시미어 원사를 혼방해서 특별한 의류를 선보이죠. 재생 캐시미어와 염색되지 않은 천연의 캐시미어 원사를 조합해 독특한 제품으로 재탄생하죠. 사용되지 않은 의류의 단추와 라벨을 손으로 하나하나 제거하고 분해해야하는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로로피아나적인라이프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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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피아나의 룩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소재의 소파, 견고하게 제작된 암체어, 유행을 타지 않는 최고급 소재의 테이블, 아름답고 부드러운 블랭킷과 벽지로 꾸며진 방을 떠올리면 쉬울 것 같습니다.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리고 안목 있는 고객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비밀의 기원: 캐시미어>의 시사회에서 뤽 자케 감독은 로로피아나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패션 산업이 지속 가능할 지 궁금했는데, 로로피아나의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할 것 같다고요. 로로피아나는 소재가 정확히 어디에서 오는지를 이해하는 브랜드입니다. 생산자, 즉 목동들과의 관계를 비롯하여 그 소재의 기원인 동물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로로피아나야 말로 언제나 소재의 기원을 찾아 전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진정한 패션계의 탐험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