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을 맞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관람할 전시를 찾고 있다면?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린 리지아 파페 전을 추천합니다.

©WHITE CUBE SEOUL

화이트 큐브 서울리지아 파페의 서거 20주기 기념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선보입니다. 브라질 컨템포러리 아트의 선구자 리지아 파페는 회화, 판화, 조각,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넘나들며 새로운 형태의 추상화를 제시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 파페의 초기 드로잉과 조각, 그리고 후기를 대표하는 설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파페의 예술적 탐구와 생애를 미리 알고 관람하면 훨씬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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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아 파페는 1927년 노바 프리부르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구체미술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이는 상징적 의미를 배제하고 기하학적 추상화에 초점을 맞춘 예술 운동입니다. 구상미술에 치우쳐 있던 당대 브라질 모더니즘의 관습을 거부하며 형성되었는데요. 파페를 비롯한 구체주의 예술가들은 1954년 이반 세르파가 이끄는 ‘그루포 포렌테’를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파페는 1959년 브라질 구체주의 운동에서 파생된 신 구체주의 운동으로 나아갔는데요. 예술에 있어 관능적 감각의 고조, 색채의 자유, 상호 작용 강화 등을 주장했습니다. 신 구체주의는 비록 1960년대 초반에 해체되었으나 브라질 및 국제 현대미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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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Relevos(부조) 연작은 기계로 만든 듯한 기술적 정밀함이 두드러집니다. 섬유판에 템페라와 에나멜을 적용하여 세 개의 피라미드형 조형물이 한 조를 이루고, 네 모서리에 각 조가 계획적으로 배열된 작품인데요. 관람객들로 하여금 마치 공간에 독립적으로 떠 있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키죠. 또한 그는 Relevos에서 사용했던 선형적인 요소와 실험적 배열을 계속 발전시켜 연작 Desenhos(드로잉)을 완성했습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파페의 생애 후반기에 완성된 Ttéia(테이아) 연작의 ‘테이아 1, B’(2000)입니다. 테이아 1은 여러 가닥의 금속 실이 모여 부피를 이루는 원통형 빛의 기둥으로, 파페가 일생을 바친 탐구의 결실을 보여주는 기념비라 할 수 있죠. 전시는 5월 25일까지 진행됩니다. 한 달도 채 안 남았으니 서둘러 방문하시길!

주소 화이트 큐브 서울,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6
기간 3월 22일부터 5월 2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