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하고 절제된 디자인을 선보이며 꾸준히 마니아 층을 넓혀가고 있는 1205.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파울라 제르바지의 컬렉션은 매 시즌 통째로 옷장에 옮겨놓고 싶을 만큼 탐나는 옷이 넘친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1990년대 스타일의 미니멀한 라인, 불규칙적인 드레이프 디테일의 3단 콤보야말로 그녀의 주특기 중의 주특기! 이번 시즌에는 무거움과 가벼움, 투명함과 불투명함, 매트함과 반짝임 같은 상반된 요소의 믹스 매치에 포커스를 맞췄는데, 매트하고 클린한 솔리드 컬러 패브릭, 살갗이 비치는 시어한 니트와 오간자, 유려한 광택의 새틴, 무게감 있는 양털 등 서로 다른 질감이 부딪치며 만들어낸 기막힌 밸런스에 절로 감탄이 새어 나왔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