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를 떠나 알렉산더와 사라의 고향 런던으로 무대를 옮긴 알렉산더 맥퀸의 쇼는 한마디로 ‘꿈결’ 같았다. 사라 버튼이 최근 몰두하는 빅토리안 무드와 로맨티시즘, 여기에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더해진 이번 컬렉션은 보는 내내 꿈속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 ‘일장춘몽’의 스토리를 떠올리게 하는 정교한 나비 모티프, 쏟아질 듯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이 연상되는 화려한 비즈, 그리고 컬렉션 후반부에 등장한 섬세한 자수 장식의 (마치 이불 같은) 패딩 아우터 등 쿠튀르적인 디테일을 감상하는 재미 역시 쏠쏠했다. 런던에서 가장 관심과 열기가 뜨거운 쇼 중 하나였던 알렉산더 맥퀸은 ‘홈 커밍 데이’를 기다려온 팬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