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에 비해 이렇다 할 빅 이벤트가 적은 런던 패션위크에서, 아냐 힌드마치 컬렉션은 풍성한 볼거리로 관객을 매혹했다. ‘컴퓨터도 자면서 꿈을 꿀까?’ 라는 엉뚱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번 쇼는 지난 시즌의 부진을 만회하려 작정한 듯 무대장치부터 꽤 공들인 느낌이 전해졌다. 8비트 그래픽의 아케이드 게임 속에 들어온 듯 컬러를 바꿔가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블록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을 정도. 픽셀화한 컬러 블록과 달걀프라이, 팩맨, 스마일, 무지개 등 특유의 키치한 모티프를 가미한 룩 역시 무대장치나 테크노풍 음악과 어우러져 ‘픽셀레이션 & 컬러’라는 컬렉션의 주제를 완벽하게 드러냈다. 꾸준히 인기를 끄는 액세서리 컬렉션과 더불어 이번 시즌에는 레디투웨어까지 흥행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