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트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의 데뷔 컬렉션으로 쇼 시작 전부터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결과 역시나 최고! 이미 베트멍 컬렉션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그답게 이번 발렌시아가 신고식 역시 또 한 번의 역대급 히트를 예고하는 듯 보인다.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가 옷을 만들 때 가장 중점을 두고 고민했던 착용감에 집중했다는데, 입는 사람의 움직임을 완벽히 계산한 뎀나만의 재단과 룩의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쿠튀르적인 라인과 신체의 볼륨, 그리고 몸을 꽉 조이거나 헐렁한 두 가지 형태를 대비시킨 트롱프뢰유 기법이 돋보이는 코트, 코쿠닝 라인으로 재단된 오페라 코트 형태의 스포츠웨어 등 온전히 새로운 형태의 룩을 선보였으니까. 쿠튀르 요소를 이토록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해냈으니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장이 시작됐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