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쇼를 보며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다. 다만 그의 깐깐한 고집이 느껴지는 시그니처 팬츠 수트는 건재했고, 40여 년째 할리우드 셀러브리티들의 러브콜을 받는 이브닝드레스 역시 한결같았다. 이번 시즌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내세운 타이틀은 블‘ 랙 벨벳’. 이에 걸맞게 컬렉션은 실크 파자마 팬츠 수트를 비롯해 발목까지 오는 벨벳 크롭트 팬츠, 자카드와 트위드를 고급스럽게 변주한 숄, 다양한 형태의 벨벳 케이프, 오간자 판초 등 우‘ 아한’ 의상으로 가득 채워졌다. 까만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은 흩뿌려진 크리스털로, 은하수는 수채화처럼 일렁이는 플로럴 프린트로 형상화한 감각 역시 돋보였다. 조만간 프런트로에 앉아 있던 나오미 왓츠가 쇼 후반부에 퍼레이드로 등장한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게 될 건 자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