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태생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데이비드 힉스의 작품을 인용했다고 언급한 조나단 앤더슨. 아니나 다를까 그의 이번 컬렉션에서는 컬러 구성과 재료의 믹스 매치 같은 데이비드 힉스 특유의 디자인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브리티시 패션 어워드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공인받은 조나단의 천재성은 이번 시즌에도 여실히 발휘됐다. 마치 공간을 구성하듯 다양한 질감의 패브릭과 갖가지 디테일, 컬러와 패턴을 버무렸는데, 이 모든 조합이 어우러져 구조적이면서도 유려하고 복잡한 듯 미니멀한 룩이 탄생한 것. 꽃잎처럼 겹친 티어드 기법, 핸드백 핸들과 스커트 자락을 장식한 커다란 러플, 비대칭 커팅, 지퍼와 주름으로 만든 불규칙한 볼륨 등 컬렉션 전반에 등장한 실험적인 요소들은, ‘좀 더 새로운 무언가’에 목마른 패션계의 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