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런 옷을 누가 사 입느냐고? 패션위크 기간 거리의 멋쟁이들이 즐겨 입고, 재빠르게 카피된 옷이 시장에서 잘 팔리는 걸 보면 디자이너의 이 장난스러운 패션 실험이 꽤 매력적인 걸 확인할 수 있다. 파리 패션계의 이단아 시몽 포르트 자크뮈스는 이런 인기에 힘입어 짓궂고 발칙한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재건축’을 주제로 구성한 컬렉션은 그가 몇 시즌간 줄기차게 보여준 해체와 재조합, 반복과 확장이 토대가 됐다. 어깨선을 크고 각지게 늘이거나 과감하게 사선으로 커팅한 뒤 다시 끈으로 이어 붙이기도 했으며 비대칭과 대립이 주는 언밸런스한 재미도 잔뜩 불어넣었다. 게다가 이런 당혹스러운 패션 실험과 적절한 균형을 맞출 베스트셀러 오버 핏 코트나 셔츠, 니트 터틀넥도 빼놓지 않았으니 이만하면 그의 비전을 영민하게 어필한 셈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