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디테일, 원색 컬러 팔레트 등 과장된 맥시멀리즘으로 무장한 밀라노의 가을. 그 속에서 질샌더의 미학은 유독 빛났다. 간결한 미니멀리즘을 고수하되 구조적인 실루엣으로 승부수를 띄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로돌포 파글리아룬가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허리를 잘록하게 조인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이며 오버사이즈 인조 퍼 톱에 슬림 핏 메시 스커트를 매치한 룩, 다채롭게 변주된 스파게티 스트랩 드레스, 주얼 장식 시프트 드레스 등 질샌더의 옷은
여전히 관능적이면서도 우아했다. 블랙과 화이트 컬러를 주조로 은은히 반짝이는 메탈 컬러를 곳곳에 배치한 것 역시 주효했다. “질샌더의 성격을 단순히 담백한 ‘미니멀리즘’이란 단어로 압축하긴 힘들어요. 디테일이 많은 룩보다 더 화려해 보일뿐더러 섹시하거든요.”한 인터뷰에서 디자이너가 자신 있게 한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