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4년 동안 군림했던 알버 엘바즈가 떠난 뒤 처음 선보이는 컬렉션. 여성복 디자이너 셰메나 카말리와 액세서리 디자이너 루치오 피날레가 이끈 컬렉션은 앞서 선보인 프리폴 컬렉션의 후속 편에 가까웠다. 그들은 1980년대 스타일을 참조해 각지고 큰 파워 숄더 재킷과 코트, 둥글게 부푼 퍼프소매와 러플 장식의 로맨틱한 드레스들을 잔뜩 내놓았다. 호화로운 레이스와 브로케이드, 메탈, 실크 등 랑방의 시그니처 소재와 실루엣, 디테일이 총출동했지만 단지 그게 전부였다. 아닌 게 아니라 디렉터가 부재한 상황에서 컬렉션을 이끄는 디자인팀에게 새로운 시도나 도전은 불필요했을 테니 말이다. 다음 시즌부터 랑방 하우스를 이끌 새로운 수장 부시라 자라의 컬렉션이 자못 기대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