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부터 말하자면, 호평과 혹평이 난무했던 지난 컬렉션에 대한 품평을 완벽하게 뒤엎을 만했다. 네 시즌에 걸쳐 하우스 코드와 자신의 비전을 훌륭하게 진화시킨 조나단 앤더슨의 천재성을 다시금 증명한 시간!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영감 받은 자연적이고 민속적인 모티프를 비롯해 한층 여유롭고 느슨한 실루엣과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다채로운 백 컬렉션이 눈길을 모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실험’과‘모순’을 키워드로 디자인한 옷들은 대나무 원단으로 만든 저지에 나일론과 비스코스를 융합한 새로운 소재가 재료가 됐고, 장인들의 손에서 빚어진 정교한 장식으로 고급스럽게 마무리됐다. 낙낙한 셔츠의 허리에 잔뜩 주름을 잡아 완성한 드레스, 워크웨어 스타일의 가죽이나 트윌 코트와 어우러진 단단한 코르셋도 그 결과. 또 손으로 그린 고양이 얼굴의 목각 목걸이는 어떤가.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고양이를 매개로 우리가 살아가는 여러 문화를 대변하고 싶었다는 조나단의 의도를 떼어놓고 보아도, 새 시즌 가장 주목받을 매혹적인 패션 아이템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