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율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원만하고 둥근 형태를 지향했고, 로맨티시즘은 최대한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했죠.” 콘수엘로 카스틸리오니의 설명은 오프닝 룩만 보아도 충분히 이해된다. 소매가 풍선처럼 한껏 부풀어오른 블라우스와 발에 고리를 걸어 입는 팬츠, 앞뒤 길이를 다르게 재단한 케이프의 조합에서 딱딱한 직선의 흔적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프린트에 대한 실험정신 또한 느껴지는데 색종이를 오려 붙인 듯한 할리퀸 패턴과 컴퓨터 화면을 여러 번 확장해 탄생시킨 그래픽 패턴들이 앞다퉈 등장했다. 특히 푸른색과 흰색 물감이 마구 섞인 듯한 소용돌이 패턴은 디지털 작업의 결과물임에도 얼핏 자카드 소재로 착각할 만큼 고급스러웠다. 끝으로 올가을 마르니 룩을 마무리하는 화룡점정은? 1960년대 풍 체인 이어링과 검붉은 립스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