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발랄한 퍼포먼스에 능한 제레미 스캇의 진가는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프런트로엔 여느 때처럼 모스키노의 기분 좋은 선물이 놓여 있었는데, 바로 담뱃갑을 귀엽게 표현한 아이폰 케이스!(세제 분무기에 이어 패션 피플의 인스타그램을 도배할 게 분명했다.) “15세기 피렌체에 성행하던 ‘허영의 불꽃’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청교도들의 그릇된 믿음이 과열돼 당시 사치품으로 치부했던 책, 미술품, 패션, 악기 등 모든 것을 불에 태웠죠.” 물론, 제레미 스캇은 이 심각한(!) 역사를 위트 있게 패러디했다. 페르시아 카펫 위에 야릇한 춤을 추며 등장한 모델들은 거대한 샹들리에가 달린 이브닝드레스, 연기를 피우는 기계를 옷 안에 삽입해 불에 그을린 듯한 느낌을 현실감 있게 표현한 가운을 입고 등장했다. 패션에 대한 판타지를 유쾌한 쇼로 재해석한 디자이너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