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골치 아픈 주제 중 하나가 여자 아닐까? 이번 시즌 미우치아 프라다는 “오늘날 우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말과 함께 역사 속 여성들이 겪은 많은 사건과 그 순간 여성들이 느낀 감정에 대한 탐구에 몰두했다. 몇 달 전 선보인 남성복 컬렉션에 이어 프랑스 아티스트 크리스토프 슈맹의 프린트가 재등장했는데, 초현실적인 내러티브와 각종 암시가 가득한 그의 프린트처럼 이번 쇼는 여러 가지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허리를 꽉 졸라맨 코르셋과 벨트는 외부로부터의 억압을, 네크리스와 가방 스트랩, 벨트에 달린 책 모양 장식은 삶의 지혜를 적어둔 여자들의 <탈무드>를 상징하는 게 아니었을까. 자, 그렇다면 이번 시즌 미우치아 프라다의 노트엔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 두 팔을 퍼로 감싼 커다란 테일러드 재킷, 아가일 패턴 타이츠와 블랙 하이힐의 조합, 아웃도어 무드의 나일론 누비 재킷과 트레킹 부츠까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환호할 수밖에 없는 멋진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