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 겨울의 우울한 기운을 단번에 날려줄 컬렉션이었다. 스카이블루, 새먼, 베이지, 카키, 오렌지로 이어지는 컬러 조합, 롱 앤 린 실루엣의 하늘거리는 드레스와 길다란 코트들, 시폰과 시퀸, 레이스, 리본과 러플로 완성된 세심한 디테일까지. 초대장에 만개한 아리따운 플라워 프린트만큼이나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요소로 가득했다. 이토록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 디자이너라니! 나이를 불문하고 잠재된 여자들의 소녀 감성을 폭발시킬 만했다. 특히 아찔하게 높은 색색의 실크 플랫폼 슈즈와 알록달록한 롱 삭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스타일링은 이번 쇼의 백미. 물론 여기에 치밀하게 계산된 백과 스카프 등의 액세서리 매치까지 흠잡을 데 없는 룩이었다. 지난 시즌의 다소 난해하다는 혹평을 깔끔하게 날려버린 건 당연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