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블링의 컬렉션을 함축한 주제는 ‘데이타임 디스코’! 특히 1970년대를 풍미한 패션 아이콘이자 뮤지션 그레이스 존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프로그램 노트 첫 줄에 적힌 ‘Give the World a Little Disco’라는 문구에서 이미 눈치챘지만, 경쾌한 디스코 무드의 의상이 런웨이를 가득 메웠다. 시블링이 사랑하는 루렉스 니트는 이번 쇼에서 더욱 큰 존재감을 발했는데, 클리비지를 과감히 드러낸 랩 스타일 니트 톱부터 살갗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 점프수트, 심지어 양말과 벨트까지 거의 모든 룩에 등장해 반짝임을 강조했다. 버스트포인트를 아슬아슬하게 가린 별 모티프, 라일락, 선샤인 옐로, 로열 블루 같은 통통 튀는 시즌 컬러, 사자의 갈기 같은 과감한 디테일, 위트 넘치는 헤드기어 등등 재미난 요소로 무장한 쇼였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이 옷들을 데이타임에 입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