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현대미술관 입구에 걸음을 내딛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토즈 쇼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탈리아의 행위예술가 바네사 비크로프트가 디렉팅한 퍼포먼스 ‘VB 핸드메이드’가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긴 테이블을 가로지르며 누워 있는 칼리 클로스를 중심으로 무심한 표정의 모델들이 미동도 없이 포즈를 취하고 있었는데, 그 중심엔 흰색 가운을 걸친 토즈의 장인이 있었다. 지난 시즌 밴드를 결성하며 록 시크 무드에 집중했던 토즈가 본질로 돌아가 장인정신에 초점을 맞추고 이에 헌사를 표한 것. 이번 쇼는 타탄 체크를 향한 알레산드라 파키네티의 무한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는데, 트렌치코트와 바이커 재킷, 블레이저, 모카신과 웨이브 백 등 옷과 슈즈,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컬렉션 전면에 등장했다. 가죽 태슬과 라쿤 테일은 리드미컬한 분위기를 완성한 일등 공신! 메탈 스터드와 타탄 체크가 가미되어 한층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돌아온 더블티 백 앤 슈즈 라인까지 만날 수 있었던 풍성한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