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텔라 베르사체의 손길이 닿으면 스포티즘마저 묘하게 섹시하다. “쿨한 여성들의 파워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어요.” 그녀의 의도는 옷에 잘 구현되었고 그 결과 비대칭 커팅의 도발적인 스커트와 바이커 재킷, 타이트한 스키 팬츠, 집업 트랙수트, 크로셰 니트 드레스가 탄생했다. 자칫 ‘센 언니’로 전락할 위험이 있는 스포티 룩은 베이비 블루, 코럴 핑크, 레몬 등 달콤한 컬러 팔레트로 부드럽게 중화됐고 곳곳에 등장한 카무플라주, 소용돌이 프린트도 예뻤다. 이뿐만이 아니다. 테니스에서 영감을 받은 헤드밴드와 암밴드, 체인 목걸이, 퍼 트리밍 백 등 액세서리 역시 감각적이다. 가슴 한쪽을 내놓은 채 당당히 워킹한 지지 하디드와 보디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저지 원피스를 입은 칼리 클로스는 또 어떤가! 신의 한 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