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달라진 브랜드 이름부터 숙지해야 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남편이자 디자인 파트너였던 안드레아스 크론탈러의 존재가 부각되며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 섹‘ 서사이즈’란 낯뜨거운 단어를 타이틀로 내세웠지만 그보단 성별의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유니섹스’나 ‘젠더리스’ 룩에 더 가까웠다. 남녀 할 것 없이 키다리로 만든 벽돌 같은 플랫폼 슈즈, 어깨선이 한두 뼘 넓은 재킷, 갖가지 스커트와 팬츠가 남녀 불문 모호하고 자유롭게 입혀졌다.“나는 남편의 옷장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요. 그건 환경보호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죠. 옷을 서로 나눠 입는다면 많은 옷을 살 필요가 없으니까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말마따나 이보다 더 쉽고 스타일리시한 환경 운동이 어디 있나 싶다. 환경을 위해 비비안 웨스트우드라 이름 붙인 여러 레이블을 간소화할 예정이라니 비비안 여사의 이 올곧은 신념에 존경을 표할밖에.